“대학 총장을 지낸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열정과 역량을 쏟겠습니다.”
17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 4년의 공식 업무에 들어간 선우중호 제5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원장(67)은 “원장 취임으로 기쁨과 영광보다는 오히려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면서 “교직원과 학생 등 구성원과 힘을 합쳐 GIST의 새로운 발전전략을 마련해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우 원장은 지난해 7월초 허성관 전 원장이 사외이사 겸직 문제 등을 놓고 당시 과학기술부와 갈등으로 사퇴한 뒤 11개월여만에 공모를 통해 신임 원장으로 선임됐다.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 74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교무부처장·도서관장·공대학장을 역임했다. 이어 서울대부총장을 거쳐 서울대 총장(96∼98)과 명지대 총장(2000∼2004)을 지냈다.
그는 GIST 원장 도전한 이유에 대해 “총장을 두 번 지내면서 쌓은 대학경영의 경험을 살려 이공계 엘리트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실현해 보고 싶었다”면서 “때마침 지난달 17대 국회 마지막 회기에서 GIST의 학부과정이 신설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선우 원장은 “GIST는 최근 12년간 교수 1인당 SCI 등재 국제학술지 논문수가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잠재력과 가능성은 이미 여러 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세계적인 고등교육 기관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정량적인 성과 외에 졸업생들의 사회에 대한 기여와 연구결과물의 산업화 등과 같은 복합적이고 정성적인 평가가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현재 800여 명의 학생과 89명의 교수로 이뤄진 GIST의 규모를 장차 학사과정을 포함해 학생 2000여명과 교수 250명의 규모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선우 원장은 또 “학사과정 개설을 계기로 원내 연구소를 세계적인 규모로 키우거나 외국 정상급의 연구팀을 유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학생 수를 늘리고 교수도 대폭적으로 증원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며 “아울러 현재 연간 1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도록 연구비 및 발전기금을 확충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첨단기술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우수한 인력을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지역산업을 일으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탄탄한 기초 학문으로 무장한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