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솔루션 센터` 신설

 삼성전자가 정보통신 총괄 산하에 ‘모바일 솔루션 센터 (MSC)’를 신설하고 기술총괄 산하의 ‘디지털 솔루션 센터(DSC)’는 폐지하는 신사업 연구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정보통신 총괄 산하에 MSC를 새로 만들고 전 IBM 출신으로 소프트웨어연구소를 맡았던 이호수 부사장을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에 비슷한 성격의 조직이었던 기술 총괄 소속이었던 DSC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DSC를 맡았던 권희민 부사장은 정보통신 총괄 산하 통신연구소의 차세대 기술팀을 이끌게 됐다.

 DSC는 전 윤종용 부회장 지시로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출발했다가 이기태 부회장이 기술 총괄 대표를 맡을 당시 기술 총괄 정식 조직으로 편입되는 등 규모가 점차 확대됐으며 홈 네트워크·소프트웨어·게임 콘텐츠 사업 등을 주로 추진해 왔다.

 신설된 MSC는 콘텐츠 개발팀과 SFC팀으로 운영한다. ‘삼성 펀 클럽(SFC)’은 4000만명을 넘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휴대폰 제품 정보와 관련 소프트웨어 제공은 물론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삼성 휴대폰 판매의 촉매제 역할을 해 온 커뮤니티 조직이다. 삼성 측은 “MSC는 휴대폰·MP3 등 다양한 디지털 단말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의 눈

 삼성의 이번 조치는 컨버전스 사업의 중심을 모바일에 맞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술 총괄에 있던 조직을 정보통신 총괄로 옮기고 위상을 모바일 콘텐츠에 맞춰 조직을 새로 정비한 데는 모바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미 삼성은 하드웨어 단말 분야와 관련해 디지털 미디어 소속이었던 PC와 MP3를 통신 쪽으로 몰아 주었다.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휴대형 단말기가 한곳에 모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 하드웨어 사업은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하드웨어에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게 콘텐츠고 MSC는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MSC는 다소 사업 영역이 광범위했던 DSC에 비해 명확한 사업 방향을 가지고 있다. 단말에서 콘텐츠, 이를 사용하는 커뮤니티까지 한곳에 몰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SC가 제 역할을 할지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조직이 이전 DSC에 비해 크게 위축됐을 뿐더러 삼성이 가진 모바일 콘텐츠도 사실상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은 주로 PC에 맞춰져 있었고 음악과 동영상은 고객 서비스 수준이었지 수익 모델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던 상황이다.

 오히려 DSC 조직 해체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설립한 DSC는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테마로 주로 신수종 사업에 집중했다. 분야도 홈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게임, 유비쿼터스처럼 삼성 주력 사업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가장 최신의 시장 흐름을 뒤쫓았다. 사업 개발과 발굴이지만 홈 네트워크 분야는 일부 사업화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결국 삼성은 DSC 사업 성과를 이어 받으면서 새로운 MSC 역할을 찾는 게 새로운 조직 신설과 맞물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