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펀드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한 보험설계사 잡기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시행된 취득권유인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각 증권사들이 수백명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취득권유인을 늘리기 위해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보험설계사 모시기에 한창이다. 취득권유인제도란 펀드 등 간접투자증권 취득권유 자격을 얻은 보험설계사가 증권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투자자에게 간접투자증권 판매를 권유하도록 만든 제도다.
◇취득권유인 유치 너도나도=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곳은 미래에셋증권. 이 회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152개 영업점에서 펀드 취득권유인력을 모집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강남 메리어트호텔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전담부서인 신채널추진팀을 신설하고, 전용 시스템과 교육 체계를 구축 운영한다. 올해 3000명 이상의 취득권유인을 양성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도 지난 4월 신채널사업팀을 신설하고 3년 내 5000여명 유치 계획을 세웠다. 선발 인력들은 3차 교육과정에 걸쳐 전문교육을 받게 된다. 장문메시지서비스(LMS) 시스템을 구축해 취득권유인에게 펀드상품 관련 정보를 수시로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기존 취득권유인으로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연내 3000명으로 규모로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도 각각 3000여명과 4000여명으로 취득권유인 확대에 나선다. 굿모닝신한증권·대신증권·우리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한화증권 등도 보험설계사 모집에 착수했다.
◇펀드판매 채널 확대 등 성과=증권사가 보험설계사 유치 경쟁에 나선 것은 판매망 확대를 통한 고객접점 확보는 물론이고 펀드판매에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이 각각 4500억원과 3000억원 이상 수탁고를 올리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2006년부터 취득권유인을 모집해 3000억원가량 펀드를 판매했다. 최근에는 200억∼40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경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부 팀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점 등 기존 채널 외에도 다양한 고객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취득권유인을 통한 펀드판매가 성공적”이라며 “비용 면에서도 지점 신설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이 팀장은 “현재 30만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 중 펀드판매에 나선 취득권유인 수는 5%에 불과하다”며 “보험설계사도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증권사도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수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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