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특송업체 ‘빅4’의 시름이 늘고 있다. 유가에 맞춰 수시로 변동하는 유류할증료 때문에 국내 항공사를 이용하는 UPS코리아, 페덱스코리아, DHL코리아, TNT코리아 등 특송업체는 유류할증료가 오를 때마다 자체적인 지표에 근거해 고객들에게 기본운송료에 추가하는 형태로 가격을 인상하고다. 유류할증료가 갈수록 올라가면서 자연스레 소비자가 내야 하는 액수도 늘어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 3년여 만에 2배로 증가 = 국제특송업체들이 전체운임에 부과하는 유류할증요율은 이달 기준으로 4사 모두 22%를 넘어섰다.
2005년 6월에는 4사 모두 11%로 동일했다. 2006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최저 12.5%에서 최고 15%로 나타났다. 그러나 1년여만에 UPS코리아는 22%, 페덱스코리아는 22%, DHL코리아는 23.5%, TNT코리아는 23%로 약 10%가량 상승한 것이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류할증료를 추가적으로 인상함에 따라 상승폭은 더욱 가팔라져 소비자부담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장석민 UPS코리아 사장은 “글로벌 특송업체도 유가 상승으로 고심중이다”며 “아직은 유류할증료외에 기본운송료를 높일 계획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기본운송단가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유가절감 차량 ‘한국도입’ 쉽지 않아 = 이에 UPS코리아, 페덱스코리아, DHL코리아, TNT코리아 모두 전 세계적으로는 유럽이나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태양열 차량, 하이브리드 차량과 연료절감형 차량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연료절감형 차량 개발이 더뎌 도입이 힘든 게 사실이다.
주채은 DHL 팀장은 “일본 등 유럽을 중심으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도입됐지만, 한국에는 도입이 어렵다”며 “한국 차량을 사서 써야 하는 데, 한국은 이제야 승용차용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개발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CNG차량도 마찬가지다. CNG차량용 충전소가 별로 없어 차량을 들여와도 확산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장석민 UPS사장도 한국에는 연료절감형 차량을 들여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 고유가 나기 ‘백태’= 이에 4사 모두 에너지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세항공기를 670여대 가량 보유하고 있는 페덱스는 상대적으로 유류할증료문제에 안심하고 있는 상태다. 이 회사 한송이 차장은 “2015년까지 계속적으로 전세기 보유대수를 늘릴 계획”이라며 “고유가 부담 문제를 오래전부터 대비했다”고 말했다.
페덱스 측은 최근 운송차량의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본에서 연비 측정기를 구매해 설치중이기도 하다. 4사 모두 사소한 듯 보이지만 차량운송 담당인력에게 ‘운전수칙’교육도 확대중이다. 점심시간 전력 차단, 이면지 활용도 활발하다. 한송이 페덱스 차장은 “직원들이 컴퓨터로 출력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면 ‘이 페이지를 화면으로만 보지 않고 과연 프린트를 해야 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뜬다”며 “특송업체들이 전사차원에서 에너지위기를 고심하는 상징적 사례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