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소기업이 기술력만 믿고 덤비기엔 벅찬 시장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IT기업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하죠. 그래서 돌아왔습니다.”
RFID·USN 응용 솔루션을 개발하는 레몬컵의 뿌리는 한국이다. 그러나 설립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이 신생회사의 열매는 유럽에서 먼저 열렸다. 세계적인 R&D 센터인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공동연구 개발 파트너가 돼 2011년까지 ‘인하우스 2’ 프로젝트 구축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
그 정점에는 이연우(43) 레몬컵 사장이 있다.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91년 독일로 넘어가 지금까지도 한국과 독일을 오고가며 ‘두집 살림’을 하고 있다. 독일은 그에게 제2의 조국과도 같은 셈이다.
“독일 사람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은 IT 분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유럽에서도 독일 IT 시장은 기술력 검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지요. 인하우스 프로젝트를 위해 수십 차례 실무협의를 거쳐야 했습니다. 결국 인정받았지요.”
인하우스 2 프로젝트는 오피스, 호텔, 병원 요양시설, 이벤트 공간으로 범위를 확장한 인텔리전트 빌딩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고도의 IT기술과 산업전반의 혁신 기술들이 융합돼 유비쿼터스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이 우리나라 u시티 구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u에코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합니다. 독일 인하우스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산학연이 협력하는 국책 과제지요.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함께 참여할 예정입니다.”
레몬컵의 기술력은 한국에서 이미 검증 받은 바 있다. 전자태그(RFID)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휴대전화로 전송해 주는 유무선 연동 쌍방향 서비스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광주 컨벤션 센터에서 시연했다.
이는 국내 이통사보다 약 5개월 정도 앞선 것이다. 이 기술력을 앞세워 지난 13일 서울시 정보화기획관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 유비쿼터스 솔루션에 대한 한국 IT 분야 관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 것.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서울시는 u투어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해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렇듯 한국과 독일 모두 정부가 유비쿼터스 시범사업이 활발히 진행해 시장을 활성화한다면 총생산 유발효과나 부가가치는 엄청날 것입니다.”
이 사장은 향후 레몬컵의 ‘신병기’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아직 개발 중입니다. 이번에도 세계 시장에서 먼저 선을 보이고 한국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작지만 매운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허정윤기자 jyh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