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강한 기업일수록 ‘히트 상품’이 많다. 2008년 상반기 히트 제품에도 이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마케팅 우수 부문에 뽑힌 20여개 제품 대부분은 마케팅의 기본 원칙을 충실하게 지킨 기업에 돌아갔다. 흔히 마케팅은 돈을 먼저 생각하기 십상이다. 예산 즉 ‘총알’이 충분해야 마케팅을 잘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묵계’라는 선입관이 강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마케팅 비용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에 승부수를 던진 기업에 월계관이 돌아갔다. 기술과 시장 흐름을 제대로 짚고 ‘고객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고객을 사로잡은 상품이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한동호 웅진코웨이 팀장은 “히트 상품과 마케팅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광고와 프로모션도 중요하지만 어떤 메시지를 어떤 고객에게 적절하게 전달해 주는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시장과 고객 수준에 맞춰 차별화한 아이디어로 접근했던 게 히트상품을 낼 수 있는 비결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튀는 아이디어로 상반기 가장 인기를 끈 상품은 LG텔레콤을 꼽을 수 있다. LG텔레콤은 독특한 홍보 아이디어와 차별화한 프로모션 전략으로 서비스 분야 히트 상품에 올랐다. 전통 가전 시장에서는 ‘가전의 명가’로 불리는 LG전자가 세탁기 품목에서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대우일렉이 에어컨 부문에서 각각 히트상품을 거머쥐었다. 특히 대우는 법정 관리라는 환경에서도 에어컨 분야의 강자인 삼성과 LG전자를 누르고 마케팅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생활가전 그룹으로 부상한 웅진코웨이도 주력 제품인 정수기와 신규로 진출한 음식물 처리기 분야에서 마케팅 부문 히트 상품으로 선정했다. 웅진은 정수기 분야에서는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음식물 처리기에서도 시장 수위를 지켜 나가고 있다. 중소업체의 선전도 두드려졌다. 현대유비스는 내비게이션에서, SRS랩은 음향 솔루션에서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이 밖에 유니탁스(PDF 소프트웨어 분야), IBM(IA 서버), 아이네임즈(도메인 호스팅) 등이 올 상반기에 마케팅 경쟁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해당 분야에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낸 마케팅 강한 기업으로 꼽혔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