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점심값으로 10만원 안팎을 쓰는 김 대리. 늘 그렇듯 출근길 테이크아웃 모닝커피를 기다리다 한 달 커피 값을 계산해본다. 아침마다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한 잔에 4000원. 요즘 들어 부쩍 사먹는 횟수가 많아진 아이스카페라테가 4500원. 아이스커피는 날이 더워지니 하루에 두 잔 이상이 다반사다. “어, 한 달에 쓰는 커피 값만 얼마야.”
지나는 길 자동차영업소에 걸린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하루 담뱃값을 아끼면 중형차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담뱃값이 보통 2500원 정도니 하루 한 갑씩 핀다면 한 달이면 7만5000원이다. 습관적으로 즐기는 무언가를 아끼면 갖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는 말일 터.
이보다 더한 게 바로 커피 값이다. 이 돈을 아껴서 이참에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기계 가격이 비싸지 않냐고 묻겠지만 반자동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이라면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100번 정도만 밖에서 마신 셈을 치면 나만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질 수 있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에스프레소(Espresso)=에스프레소는 공기를 압축해 짧은 순간에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카페인의 양이 적고 커피의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에스프레소의 영어식 표기인 ‘익스프레스(express)’는 ‘빠르다’는 의미로 쓰인다.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해야 카페인의 양이 적고 반면에 압력이 너무 낮으면 카페인 양이 많아지고 쓴맛이 강해진다. 에스프레소는 우유 거품을 만들어 카페라테·카푸치노 등의 다양한 종류의 커피(variation)를 즐길 수 있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이런 것이 좋다=전자동 머신은 무척 편리하다. 원두를 갈아주고 알아서 커피를 추출하며 마지막에 세척까지 해준다. 일련의 과정이 버튼 하나면 끝이다. 이에 비해 반자동은 갈린 원두를 직접 넣어야 한다. 과정이 많아 다소 귀찮을 수 있다. 하지만 필터에 원두를 넣고 두드리는 과정인 탬핑(tamping, 농도 조절 기능)을 통해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커피를 뽑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만∼300만원을 호가하는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크룹스 ‘XP4050’
◇주요 기능=XP4050은 15바(bar, 기압)로 커피를 추출한다. 이 제품은 추출량을 설정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이 있다. 자주 이용하는 커피 추출량을 저장해 놓고 추출 시 추출 버튼을 약 3초 이상 길게 눌러주면 메모리 기능이 작동돼 설정한 양만큼 추출된다. 버튼 하나로 손쉽게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온수 기능도 있다.
상단에는 컵을 데워주는 컵 예열판이 있고 물탱크와 물받이는 분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머신 위 뚜껑 내부에는 필터를 저장하는 공간이 있어 분실 염려가 없고 보관이 용이하다.
아이디 클립보드님은 매일 사용하지 않고 며칠에 한 번씩 사용한다면 사용 전에 온수를 배출해 주고 공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공기가 차 있으면 커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고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터의 마술=한 컵용, 두 컵용, 포드용 총 세 가지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추출하는 커피 양, 종류에 따라 필터를 사용하면 된다. 필터를 이용해 커피를 뽑는 반자동 머신은 탬핑이라는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 탬핑 정도에 따라 커피의 맛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탬핑은 필터에 원두가루를 넣고 적당히 두드려 압력을 통해 커피의 농도를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잘 추출된 에스프레소에는 크레마라는 옅은 갈색의 크림층이 생긴다. 이는 커피 원두에 포함된 오일이 증기에 노출돼 표면으로 떠오른 것이다. 크레마의 유무와 두께는 탬핑을 어떻게 하는지와 깊은 관계가 있다.
포드는 이런 번거로운 과정 없이 간단하게 커피를 뽑을 수 있는 커피가루 봉지다. 포드 필터에 포드를 얹은 다음 버튼을 누르면 전자동 머신처럼 바로 완성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맛과 특성이 다양한 커피 포드가 시중에 나와 있어 취향에 맞게 골라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토 카푸치노 시스템=이 제품은 초보자라도 쉽게 카푸치노와 카페라테를 바로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오토 카푸치노 시스템이 있다. 제품에 달려 있는 스팀 노즐을 이용해 우유에 스팀을 분사하면 직접 거품을 내 쉽게 카푸치노를 만들 수 있다.
◆네스프레소 ‘Nespresso-C185’
◇주요 기능=네스프레소는 음료로 유명한 다국적기업 네슬레가 만든 에스프레소머신의 브랜드다. 네스프레소는 19바 고압 펌프와 가열장치로 캡슐에 구멍을 뚫어 캡슐에 완전히 가열된 물이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다. 열 차단 가열 부품으로 적정한 온도로 정확하게 물을 가열하고 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 후에는 남아 있는 물을 완전히 방출한다. 또 상단에 컵 워밍을 위한 보온 플레이트가 있다. 물탱크는 탈착 가능한 1리터짜리며 전면 패널은 타이탄으로 마감처리된 알루미늄으로 돼 있다.
◇캡슐의 마술=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탬핑으로 나만의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라는 점을 얘기했지만 그것이 귀찮거나 자신이 없는 사람은 캡슐 머신이 제격이다.
아이디 가브리엘님은 다음과 같은 점 때문에 주위 사람에게 캡슐 커피를 추천한다고 한다. 첫째는 일정한 맛이다. 캡슐을 이용해 커피를 뽑기 때문에 맛과 향의 보존이 뛰어나고 특히 일정한 맛의 커피를 뽑을 수 있다. 각기 다른 12개 맛의 캡슐이 있기 때문에 뽑을 때마다 다른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아이디 아그네스님은 추출기 관리가 편리한 점을 들었다. 커피를 뽑고 나서 레버를 들어 올리면 빈 캡슐이 밑으로 떨어져 꺼내 버리기만 하면 된다. 이런 캡슐은 잘 모아서 냉장고에 넣어 탈취제로 한 번 더 재활용할 수 있다.
◇에어로치노(우유 거품기)=에어로치노는 커피포트처럼 생긴 우유 거품기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해 라테와 카푸치노를 만들기 위해서는 찬우유로 거품을 내줘야 한다. 크룹스의 XP4050이나 일반 반자동 머신과 달리 이 제품은 거품을 내주는 스팀 노즐이 없다. 따로 네슬레에서 나오는 에어로치노를 구매해야 한다.
에어로치노는 약 50초 정도 만에 소음이 거의 없이 우유 거품을 만들어 준다. 내부에는 자석으로 탈착이 가능한 스프링형의 링이 있는데 이것을 끼우면 풍성한 거품의 카푸치노, 빼서 사용할 때는 부드러운 거품의 라테용의 우유 거품을 얻을 수 있다. 네스프레소 일부 모델(C290 등)은 스팀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스팀 발생 시 나는 소음, 편리함과 사용 후 노즐 관리,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스팀 기능이 없는 이 C185 제품과 에어로치노를 같이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관리
다음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조언하는 반자동 에스프레소머신 관리법이다.
◇찌꺼기 청소=커피 찌꺼기나 우유 단백질이 들러붙어 굳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청소가 수월한 제품이 좋다. 커피가 압력을 받는 부분이 깨끗하지 않으면 머신의 노후가 빨라질 뿐더러 커피 맛이 변할 수 있다. 보통은 깨끗한 물로 탬핑기를 분리해서 씻어주고 150∼200잔의 커피를 뽑으면 청소를 해줘야 한다.
◇필터 청소=필터 역시 정기적으로 모두 분리해 청소를 해준다. 필터의 크레마 형성기를 완전히 분리해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이 방식으로 청소하다가 1년에 한 번 정도는 보일러 분출구도 나사를 풀어 금속 필터와 내부 역시 마른 천과 솔을 이용해 청소하도록 한다.
◇물때 제거=에스프레소 머신을 오래 사용해 물때가 낄 때는 식초를 희석한 물이나 물때 제거 알약(구연산)을 녹여서 5잔가량을 연속적으로 추출한 후 다시 깨끗한 물로 5잔가량을 연속으로 추출해 세척한다. 세척이 모두 끝난 후에 내린 첫잔은 버려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스팀기 청소=스팀기 사용 후에는 항상 깨끗한 물을 이용해 우유 거품을 내는 것과 똑같이 기계를 작동한다. 우유 찌꺼기가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기적으로 스팀기를 다 풀어서 안쪽까지 깨끗이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에스프레소 관련 커피 용어
◇룽고(Lungo)=카페 아메리카노(caffe americano)를 일컫는다. 에스프레소에 잘 정수된 뜨거운 물을 섞어 마시는 향기 있는 스트레이트 커피.
◇마키아토(Macciato)=‘더럽혀진’ ‘얼룩진’이라는 뜻으로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얹은 커피.
◇카푸치노(cappuccino)=에스프레소에 거품을 낸 우유를 넣는다. 에스프레소·데운 우유·거품의 높이가 1 대 1 대 1이 되게 한다. 거품에 계피가루나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설탕 시럽을 넣는다.
◇카페라테(caffe latte)=밀크커피·카페오레와 같은 뜻의 의미로 따뜻한 우유를 첨가한 커피. 카푸치노보다 우유의 양이 더 많으며 윗부분에 우유 거품이 3∼4㎜ 정도 덮이도록 해 커피의 온도와 향을 유지한다.
◇카페모카(caffe mocha)=초콜릿 향이 나는 커피를 모카라 부른다. 보통 초콜릿 시럽을 첨가한다.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메뉴기도 하다. 끓인 우유를 잔의 7부 정도까지 채워주고 그 위에 휘핑크림을 수북히 얹고 초콜릿 시럽으로 모양을 내고 땅콩가루나 초콜릿 가루를 얹는다.
아이후기닷컴 박윤현 팀장(green@ihoo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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