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조페 감독에게 1986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미션’이 20여 년 만에 한국에 재개봉된다. 오는 20일 선보일 이 영화는 말이 필요없는 명작이다.
엔네오 모리코네가 영화 음악을 맡았고 지금은 함께 모으기도 힘든 로버트 드니로와 제르미 아이언스가 타이틀 롤로 열연했다. ’미션’의 주인공은 18세기 중반 아르헨티나-파라과이-브라질 접경 지역에서 활동한 예수회 선교사들이다.
음악을 통해 원주민 과다니 부족의 마음을 얻은 가브리엘 수시(제르미 아이언스)와 동료는 밀림 속에 교구를 일군다. 여기에 새로운 목자 멘도사(로버트 드 니로)가 합류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앗아간 아우를 결투하다 살해한 그는 번민과 고행 끝에 과다니 부족의 용서를 얻고 형제로 받아들여진다.
가브리엘과 동료는 기독교 신의 품 안에서 원주민과 유럽 침략자들이 평화 공존하는 꿈을 꾼다. 그러나 노동력과 자원에 침을 흘리는 제국주의 열강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상업 자본 세력은 원주민 공동체를 해체하고 노예로 삼으려고 한다.
미션의 재개봉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제르미 아이언스, 로버트 드 니로, 리암 니슨의 젊은 시절 모습이다. 지금은 모두 대 배우로 성공했지만 그때만 해도 이들은 열정만으로 연기를 하던 초보 연기자였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이는 이들의 연기는 지금과 다름없는 열정이 있다. 특히 원주민과 이를 잡으려는 서구 열강의 이미지에 투영된 이들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못해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한정훈기자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