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선릉 지점 직원들과 친선경기 부탁해요.”
LG데이콤(대표 박종응)의 축구동호회 ‘FC데이콤’ 총무인 그룹영업담당 오영현 과장(34)은 회사 재경부서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기 일쑤다.
비록 은행 고객은 해당 부서에서 접촉하고 관리하지만 요청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는 게 FC데이콤의 주된 역할이다.
“영업사원이 전문 지식과 컨설팅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관리하지만 몸을 부딪히고 땀 흘리며 고객과 친분을 쌓는 역할은 바로 우리 동호회의 몫입니다.” 오 과장을 비롯한 FC데이콤이 내린 ‘역할론’이다.
지난 90년 창단한 FC데이콤은 LG데이콤 사내 동호회 중 가장 많은 70여명의 회원을 확보,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FC데이콤 구성원은 영업뿐만 아니라 사업, 네트워크, 본사 지원 부서 등 다양한 부서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기업영업담당 송현철 차장(45)은 “축구를 향한 열정이 높은 직원들이 업무 열의도 높다”며 회원들의 강한 결속력을 자랑했다.
축구를 통한 고객 관리와 협력 회사와의 친분 도모를 위해 FC데이콤의 주말은 늘 분주하다. 친선경기 일정을 잡으려면 적어도 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오 과장의 전언이다.
오랜 역사를 방증하듯 FC데이콤은 강력한 조직력과 팀워크를 자랑한다. 그래서 별명도 예술적인 조직축구를 자랑하는 프랑스 팀의 애칭과 같은 ‘아트사커’다.
역사와 전통만큼 실력도 보통이 아니다. 수상 경력도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정보통신부 주최 통신사업자 축구대회와 민주노총 주최 통일염원 노동자 축구대회 등에서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수석코치 겸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강남지사 백홍희 차장(45)은 외모와 경기 스타일이 프랑스의 미드필드 사령관 지네딘 지단을 빼닮아 ‘백홍 지단’으로 불린다.
백 차장은 “업무최적화 활동을 통해 개인 역량 개발에 힘쓸 시간이 많아졌다”며 “회원들은 각자의 체력 향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 직원들과 교류하면서 사내 업무 처리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많이 본다”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