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老眼)은 말 그대로 눈의 노화가 일어난 것이다. 수정체의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이 있는 것을 잘 보지 못하고, 눈이 어두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노인들이 책을 볼 때 돋보기를 착용하는 이유가 대부분 이 때문이다.
요즘은 음식이 옛날보다 풍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양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30∼40대의 젊은 사람에게도 노안이 나타나는 수가 있다. 반대로 70대의 노인인데도 노안이 없기도 하다. 무엇이 눈의 노화를 결정짓는 것일까.
한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에는 “간재규어목(肝在竅於目)” “제맥자개속어목(諸脈者皆屬於目)”이라 해서 눈은 간(肝)의 기운과 주로 관계되며 동시에 오장육부의 모든 기운이 눈과 연결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간은 만성적인 피로, 스트레스에 의해 병이 들기 쉽다. 간의 기운이 약해져서 허덕이게 되면 눈도 따라서 약해진다. 간은 봄의 기운과 같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체에서 봄의 기운은 적어지고 가을의 기운이 많아진다. 그때 눈의 노화가 따라오기 쉽다. 그런데 한창때인 30∼40대에 눈의 노화가 온다는 것은 전체적인 건강이 노화에 빨리 접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대개 50대 전의 사람으로 노안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밤에 눈이 어두워진 느낌이 들고, 가까이 있는 것들이 조금씩 잘 안 보이기 시작한다면, 늦기 전에 자신의 생활과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한의사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혈(氣血)을 도와가며 간 기운을 안정시키는 한의학적 치료와 충분한 휴식 등의 적절한 생활 관리를 해나가면 초기의 노안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초반에 회복하지 않고 지나가면 노안을 회복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평소 충분한 휴식과 마음의 안정을 실천해나가면 노안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