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이나 섹터에 펀드가 몰리는 ‘쏠림현상’이 여전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감으로 증시 자금이 줄긴했지만 운용사 특정펀드로 투자자들의 자금 몰리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일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펀드 쏠림현상은 운용사의 운용성과나 그 지역의 발전 가능성, 해당 섹터의 변동이 잣대가 되지만 최근 베트남이나 중국펀드 처럼 특정 지역이나 섹터에 몰릴 경우 그만큼 투자자의 손실 위험성이 커져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지난 12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수탁고를 지역별로 보면 중국에 21조4386억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 대비 3조8203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전체 해외시장 투자규모 60조 가운데 3분의 1을 웃돌고 있다.
또 뒤를 이은 브릭스펀드도 12조7246억원을 기록해 양 지역의 펀드가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원유 등 에너지, 곡물 등 원자재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섹터펀드에 수탁액이 5조원을 넘어섰고 최근 그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올 초보다 3898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도 최근 이러한 쏠림현상에 대해 국내 간접투자 시장에서 투자자금이 특정펀드나 지역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잠재 불안요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한은은 “해외 주식형 펀드가 중국 등 일부 신흥시장국에 집중되어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리스크에 노출될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충격의 파급효과가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주식형펀드로의 예금이탈이 집중되면서 은행의 유동성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국내외 시장 여건이 악화될 경우 대량환매와 이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별 편중 현상도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전체 수탁고는 363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253조원 대비 43%가 성장했다. 이를 운용사별로 보면 전체 수탁고 중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를 포함한 미래에셋그룹의 수탁고가 6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조원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삼성투신운용도 같은 기간 수탁고가 21조원에서 34조원으로 늘며 50% 이상 늘었다. 이는 양사의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지난해 20%선에서 27%가량으로 점유율이 늘어나며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됐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지역이나 섹터에 편중된 것은 문제지만 하나의 기업에 수탁고가 쌓이는 것은 자연스럽고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영규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운용회사가 스타펀드를 보유하는 것은 자사의 다른 펀드와 신규설정펀드의 자금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확산효과를 가져왔다”며 “스타펀드를 보유하거나 보유비율이 높은 운용회사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제시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