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보문동지점 서동성 차장. 그는 그날 고객 확보를 위한 신규 마케팅 대상을 PC에서 간단한 조건입력으로 찾는다. 예컨대 ‘카드 미소유’ ‘소득 3000만원 이상’ ‘연령 25∼30세’ 식이다. 그러면 PC 화면에 조건에 충족한 잠재고객군이 점으로 나타난다.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에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접목한 G-CRM을 최근 도입한 덕분이다. 서동성 차장은 “과거에 비해 직접 방문고객이 줄어서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새로운 시스템 덕분에 고객 찾기가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고객관리가 첨단화하고 있다.
기존 CRM이 새로운 IT기법인 GIS를 만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G-CRM은 CRM의 맹점을 크게 개선했다. 내외부 데이터와 지리데이터가 각각 달라 은행 실무자들은 이를 별도로 조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G-CRM은 고객군 분석 및 이를 바탕으로 한 타깃 고객을 찾을 수 있다. 타깃고객이 확인되니 e메일·팩스·단문메시지(SMS)·방문 등 마케팅 전략까지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G-CRM을 국민은행과 공동 개발한 HP 관계자는 “과거에는 잠재고객 수를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기가 힘들었다”면서 “GIS 기법을 적용해 이를 일목요연하게 지도상에 표현해 IT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인력이동 등으로 인한 고객관리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나타나고 있다.
G-CRM은 국민은행에 이어서 기업은행도 하반기에 채택할 예정이며, IT업계에 따르면 다른 은행들도 G-CRM의 채택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도 고객관리 강화를 위해 CRM시스템의 대대적 개편작업을 펼치고 있다. 기존 사업본부와 용도별로 개별적으로 구축돼 있는 영업지원시스템과 고객분석시스템을 통합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영업 최전선에서 상담용 상품검색시스템 및 상품제안서 구현 그리고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개인자산관리시스템(PFMS)을 구축한다. 동시에 데이터의 통합을 통해 개인과 기업 간 연계영업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사진설명:은행들이 CRM을 통한 고객관리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도입한 국민은행 G-CRM 구현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