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기존 의료·건강시장 붕괴시킬 수도

[글로벌리포트]기존 의료·건강시장 붕괴시킬 수도

 새로운 유행이나 사회운동의 조류를 설명하는 것처럼 ‘헬스케어2.0’을 정의하는 것도 현재진행형 시제다. 헬스케어2.0은 2003년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사가 처음 만든 용어인 웹2.0 개념에 기초를 두고 있다. 기존 회사든 신생 회사든 모두 특화된 검색, 소셜 네트워킹,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위키, 포드캐스트(Podcasts)와 같은 웹2.0 툴을 통합하고 있으며, 그 결과 사용자들이 의료 관련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게 된다.

 #헬스케어도 이젠 2.0시대

 웹2.0 기술의 확산을 보면, 의료 전문 웹사이트들이 이러한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즉, 소비 제품과 호텔, 음식점 등의 서비스에 관한 온라인상의 평가를 읽고 난 뒤 제품을 구입하거나 예약을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는 의사들, 의료서비스 제공업체를 선택하거나 자신들의 건강 계획을 짤 때에도 동일한 방식을 추구할 것이다.

 헬스케어2.0은 △콘텐츠 제공을 위한 멀티미디어 채널 △의료 전문검색 엔진 △소셜 네트워킹 등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가 스스로 의료 콘텐츠를 검색하고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료정보 온라인 획득 보편화

 소비자 주권의 핵심은 정보에 있다. 한 의류 할인 체인점에서는 ‘교육받은 소비자는 우리의 최고 고객’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료 소비자 역시 같다. 역사적으로 의사는 의료 지식을 갖춘 신관(Oracle)이었다. 오로지 가장 의욕적이고 열정 있는 환자들만 의료저널과 의학전문 도서관에서 훈련된 전문가의 영역에 속했던 다른 소스들을 통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오늘날 인터넷, 웹2.0, 가장 최근의 헬스케어2.0의 출현으로 소비자는 자신의 집에서 편안하게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의료 정보를 찾을 수 있고, 지인들과 의료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여론 조사 기관인 해리스폴의 2006년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을 이용하는 성인의 80%가 인터넷에서 의료나 건강 관련 정보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선 부정확하거나 낡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일부 웹사이트로부터 다량의 정보를 입수한 환자들이 항상 시간에 쫓기는 의사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들은 이런 정보에 즉각 방어를 하거나 거절을 하거나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 수가 감소할 위험에 처하거나 아니면 환자들에게 해설자 또는 가이드 역할을 해 줄 때도 있다.

 의료비 지출, 특히 만성질환 관리에 드는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보험회사, 가입자,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질병에 대한 자기관리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건강관리에 관한 적극적 역할의 중요성에 관한 소비자 인식이 증가하면 할수록 건강 상태가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의료정보가 사용하기 편리하면서도 위험하지 않으려면 신뢰할 만한 정확한 소스에 기반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이버콘드리아(인터넷상에서 건강·의학 웹 사이트를 뒤지고 다니면서 부정확한 자가 진단을 내리고 불필요한 처방을 구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가리키는 말)의 피해를 볼 위험도 있다. 간단한 감기 증세가 있을 때 뭔가 더 심각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반대로 더 심각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증세로 치부할 수도 있다. 열을 예로 들 수 있다. 열은 독감, 급성 바이러스, 뇌막염에 의해 날 수 있다. 어느 것이 치명적일까.

 하지만 소비자는 정보의 소스나 날짜 등을 좀처럼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퓨 인터넷과 미국인의 삶 프로젝트(Pew Internet and American Life Project)에서 실시한 ‘온라인 헬스서치 2006’ 조사 결과를 보면, 의료 정보의 소스나 날짜를 확인하는지 묻는 질문에 온라인으로 의료 정보를 찾아보는 미국인 네 명 중 세 명은 ‘가끔 확인한다’ ‘어쩌다 확인한다’ ‘꼭 확인한다’고 응답했다. 의료 관련 콘텐츠는 소비자가 그것의 정확성을 증명, 확인할 수 있도록 소스와 날짜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뛰어난 잠재력 지닌 헬스케어2.0

 헬스케어2.0은 미국의 건강 및 의료 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기존의 기술을 붕괴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소비자가 의료 정보를 찾기 위해 이미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다. 방대한 검색 결과를 체계화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의심스러운 검색 결과를 걸러주는 특화된 검색기능을 통해 소비자는 가장 적절한 의학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대체 의학, 의료 정보의 검증, 일상적인 건강 수칙 등에 대한 제안을 포함해서 추가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이다.

 필요한 시기에 제공되는 이러한 지원들은 환자나 그들의 가족들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 될 것이다. 의료 관련 동영상은 환자나 간병인들이 정보를 잘 습득하고 이해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의사의 처방과 지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사들은 다양한 채널로부터 입수할 수 있는 의료 관련 콘텐츠의 가치를 인식하고, 블로그, 위키, 동영상 등과 같이 사용자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 산업은 향후 1∼2년 내에 주요 의료 솔루션 제공 벤더들보다 웹2.0 기술을 보다 혁신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앞서나가야 하며 이미 일부 주요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와 의료 보험 회사들은 그들의 웹사이트나 소비자 포털에 이미 이러한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 의료보험 회사, 가입자들은 환자들에 대한 자신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이것을 환자와 멤버포털에 통합함으로써 이들 사이트에 대한 관련자들의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 물론 의료 전문 사이트보다 경쟁력을 높여야 함은 자명한 이치다.

 이경희 한국IDC 엔터프라이즈그룹 책임연구원 klee@id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