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의 대면적화 추세 속에 옛 2∼3세대 소형 생산라인을 재구성하는 삼성과 LG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양산능력을 배가시키고 있는 반면에 삼성전자는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 용도로 점점 전환하는 추세다. 장치산업인 LCD 패널 업계의 특성상 생산라인 활용도가 흡사하기 때문에 양사의 상이한 접근은 눈길을 끈다. 양사의 서로 다른 사업 및 전략 방향에서 비롯한 것이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점은 공통이다. 양사는 2∼3세대 LCD 라인에서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해왔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지난해까지 경기도 기흥의 L1(370㎜×470㎜, 2세대) 라인과 L2(550㎜×650㎜, 3세대) 라인에서 10인치 이하 모바일 기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주로 양산해왔으나, 올해 들어 신규 제품군의 R&D 용도로 점차 활용 범위를 넓히는 움직임이다. 기흥 2세대 라인에서는 박막 태양전지 및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R&D용 제품을, 3세대 라인은 최근 개발에 성공한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 패널을 각각 생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2세대 및 3세대 LCD 라인에서는 각각 원판 유리기판 투입 기준 월 2만6000장과 3만장 규모의 모바일 LCD 패널을 양산 중이지만, 단계적으로 양산 물량을 줄여 연말께는 모바일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LG디스플레이는 지속적인 보강투자와 맥스캐파 활동을 통해 각각 2, 3세대 LCD 라인인 P1·P2 공장의 양산능력을 초기 설계 당시보다 크게 확대했다. 2세대급인 P1 라인의 경우 투입원판(370×470㎜) 기준 월 3만장 수준이던 것을 최근 월 11만장 규모로 늘렸다. 3세대급인 P2 라인은 초기 설계 당시 투입원판(590×670㎜) 기준 월 4만장 규모였으나 11만5000장 규모로 풀 가동중이다.
양사가 이처럼 구세대 라인의 활용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데는 지금까지 상이했던 양산 투자 전략에서 기인한다는 시각이다. 모바일 패널 시장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서둘러 대면적 생산라인을 투자하면서 라인 전환을 시도한 반면에 LG디스플레이는 원가절감과 맥스캐파 활동에 주력하면서 생산성을 높여온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후 천안사업장의 4세대(L4) 라인을 전부 모바일 LCD 패널 양산용으로 바꿔왔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구세대 라인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국내외 패널 업계 모두의 공통된 숙제”라며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나 현 양산능력을 보강하려는 것도 결국 수익성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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