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산업화시대, 우리가 이끈다] (2)엔에스비포스텍

[나노기술산업화시대, 우리가 이끈다] (2)엔에스비포스텍

얼마전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강타했다. 남부 지역에서 발생해 삽시간에 수도권·서울까지 퍼지면서 전국을 긴장에 몰아넣었다.

AI를 막는 방역 작업은 한시가 급했지만 AI 의심 증상을 보이는 가금류가 실제 병에 걸린 것인지 판정하는 진단 과정이 최대 2주 정도 걸려 갈 길 바쁜 방역 당국의 발을 묶었다. 바이오 진단기기는 질병 여부를 신속하게 판정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해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텍이 설립한 학교 기업 엔에스비포스텍(대표 박준원)은 바로 이 바이오 진단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이 회사는 나노 기술을 이용, 피 한두 방울만으로 AI나 자궁경부암, 당뇨 등 10여 종의 질병을 가정이나 병원·농장 등에서 2∼3시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엔에스비포스텍의 원천 기술인 ‘나노 콘’ 기술. 유리나 웨이퍼 등 기판의 표면에 고깔 모양의 나노 입자를 씌워 진단 플랫폼으로 사용한다.

질병을 인지하는 고깔 모양의 나노 물질을 일정한 크기와 간격으로 기판에 묻혀 진단하고자 하는 질병 인자와 반응하면 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존 바이오칩 기판들은 표면 입자들의 간격 조정이 불가능하고 바이오 분자들의 분포가 균일하지 않아 신뢰도가 낮았다. 반응 속도도 느려 분석에 수일씩 소요됐다.

빨리 대응해야 하는 AI 발생 및 확산 같은 경우엔 적용이 불가능해 신속한 반응속도를 가진 진단기기의 출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엔에스비포스텍은 PCB약품 및 표면처리 전문 기업 케이피엠테크(대표 채창근)과 손잡고 책상 위에 놓고 쓸 수 있는 크기의 휴대형 진단기를 개발, 3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사람과 동물 뿐 아니라 식품과 환경에도 나노콘 기술을 적용, 바이오칩과 센서로 모니터링하며 어디서나 즉시 대응이 가능한 휴대형 분석 장비 시장을 개척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진단 기판 공급자를 넘어 바이오칩 진단 장비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 공급자를 꿈꾸고 있다.

엔에스비포스텍은 미국의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센터로부터 바이오칩 성능 검증을 받고 내달 2차 공동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3분기 중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미국 지사 설립을 준비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텍의 연구비와 사업 자금 투자를 바탕으로 시작된 엔에스비포스텍은 대학의 기술력에 의한 전문기업 육성의 첫 사례로 성공 신화를 만든다는 목표다.

한세희기자 hahn@

* 박준원 사장 미니인터뷰

-교수를 하며(포스텍 화학과)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포스코와 포스텍의 지원을 받아 2000년 나노콘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 처음엔 개발한 진단 기술을 다른 기업에 이전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당시 포스텍 유상부 이사장이 ‘포스텍의 역량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직접 사업화를 권유해 2006년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MIT가 첨단 기업들에 기술 초석을 제공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대학이 전문진단 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킨 첫 사례가 되도록 학교기업의 새로운 역할 모델이 되겠다.

-바이오 진단 시장의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휴대 기기를 통한 진단은 ‘개인 맞춤형 의약’의 첨병으로 2015년엔 의약 시장 규모만큼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특정 DNA나 단백질을 이용한 진단 칩 시장은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시장 규모가 작년 2조8000억에서 2012년에는 4조9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해외 시장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미국 프레드 허치슨 암 연구센터와 우리 진단 칩을 공동으로 테스트 중이다. 3분기 중 미국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우리와 협력해온 현지 진단 칩 업체를 인수할 계획이다. 100% 미국 시장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