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 특히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식용작물을 이용한 바이오에탄올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데다 정부도 정책적으로 키울 뜻을 비췄다. 일부 생산에 성공한 사례도 나타나면서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개발 성공에, 정책적 지원까지=국토해양부는 지난 20일 ‘해양미세조류 등 해양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생산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을 열어 연료를 생산할 핵심 미생물 발굴과 대량배양 및 대량생산시 경제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토해양부는 우리나라에 적합한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모델을 개발하고 단계별 장기 로드맵(2009∼2018년, 총 150억원 투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해양연구원 강도형 박사팀은 지난 18일 해조류의 일종인 ‘구멍갈파래’를 이용,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구멍갈파래의 광합성 산물인 전분을 발표시켜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방식으로 투입 되는 전분의 약 80%를 바이오에탄올로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제주도에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시험생산건설도 추진한다.
해조류 자원화 전문기업인 페가서스인터내셔널(대표 유학철)도 최근 해조류인 우뭇가사리를 이용한 천연펄프 및 바이오에탄올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뭇가사리로 펄프를 우선 제조하고 남은 부산물로 바이오에탄올을 얻는 방식이며 부산물의 약 30%를 바이오에탄올로 만들 수 있다. 이와 관련 페가서스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한 충남대 김상범 교수는 “펄프만으로 경제성을 확보해 바이오에탄올 사업은 원가가 들지 않는 가외 수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조류가 식용작물보다 유리=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이 주목받는 것은 최근 식용작물 원료 바이오에탄올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높아진 것과 관계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 대두 등 식용작물로 바이오에탄올을 상용화하려는 움직임이 곡물가격 급등 및 식량위기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실제로 미국은 옥수수 생산의 30% 이상을 바이오연료에 사용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전 세계 곡물재고량의 절반(3000만톤)수준의 옥수수가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조류는 일정 지역에서 1년에 4∼6회 수확할 수 있다. 1∼2회 수확할 수 있는 식용 작물보다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유리하다. 제조 공정도 간단한 편이다.
바이오에탄올 도입을 위한 정부기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한국석유품질검사소는 내달 정부과제인 ‘바이오에탄올 혼합유 도입을 위한 실증연구’를 마감한다. 약 1년 간 바이오에탄올이 국내에 도입될 수 있는지, 국내 관련 인프라 및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를 검토한 연구다. 지식경제부 신재생에너지과 정창현 과장은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내 바이오에탄올 도입에 대한 정책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기술연구원 환경·에너지본부 신재생에너지팀 신명교 박사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은 경제성, 제조 공정 등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며 “바이오에탄올 분야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