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의 출혈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어들고 올들어 경기부진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음에 따라 신규 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이 격화되면서 무이자 할부같은 출혈 마케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비씨·신한·삼성·현대·롯데카드 등 5개 전업 카드사들이 올 1분기에 쓴 회원 모집과 유지, 마케팅 등 영업비용은 2조497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나 증가했다. 이는 매출 증가율 2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카드 모집인도 카드 부실사태 직후인 2004년 1만6783명에서 지난달 말 현재 3만6765명으로 늘었다. 불과 4년만에 두 배나 증가한 셈이다. 우리은행과 농협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모집인을 활용한 영업에 혈안이다. 카드 모집인을 통한 회원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길거리 모집과 고가의 사은품 제공 등 불법 행위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경쟁 심화는 바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전업계 카드사들의 영업이익은 69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순이익은 6358억원으로 무려 43.3%나 줄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의 가시화, 마케팅 비용 증가,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등으로 앞으로 카드사들의 이익 감소는 더욱 뚜렷해질 망이다. 특히 카드사들이 중장기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수수료나 이자 할인 행사를 벌이며 카드 할부와 카드론 이용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금감원은 카드사들의 불법영업 행위에 대해 지난 5월부터 집중단속에 들어갔으며 곧 제재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내달부터는 전업계 카드사들이 자체 운용하고 있는 기동점검반이 은행계 카드사의 불법 회원 모집 실태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