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하이파이(HiFi) 오디오는 음질이 좋은 오디오를 이르는 말로 고충실도(High Fidelity)의 앞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일반적인 오디오와 달리 스피커와 앰프·CD플레이어 등을 따로 구성해야 하지만 속칭 ‘AV 마니아’ 층이 두터워 경기 변동과 상관 없이 시장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은 대략 3∼5만명의 오디오 인구가 포진해 있으며 이 중 5000명 가량이 활발히 교체 수요를 이끌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디오갤러리·야마하뮤직코리아·D&M세일즈앤마케팅코리아 등 수입 오디오업체가 속속 하이파이 오디오 신제품을 내놓으며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고가의 수입 하이파이 오디오를 수입하는 오디오갤러리(대표 나상준)는 23일 세계적인 스피커 제작자 로렌스 디키가 이끄는 비비드오디오의 하이엔드 스피커 ‘G1 GIYA’를 출시했다. G1 GIYA는 스피커 한 세트가 6200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스피커다. 동급의 앰프와 CD플레이어로 하이파이 오디오를 구성하면 가격은 1억∼1억5000만원까지 올라간다. 현악기의 머리 부분을 형상화한 듯한 이 제품은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고품질의 음향을 즐기려는 수요자를 타깃으로 했다. 서재형 오디오갤러리 이사는 “수요가 꾸준한 만큼 올해 30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하뮤직코리아(대표 야마모리 나오키)도 올해 하이엔드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올해 초 야마하는 하이파이 오디오용 앰프 ‘A-S1000’ ‘A-S2000’과 CD플레이어 ‘CD-S1000’ ‘CD-S2000’를 출시했다. 야마하는 올 하반기에 추가로 고가의 모델 라인업을 늘리며 유통망을 정비해 판매 채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정재 야마하뮤직코리아 과장은 “홈시어터 등 다른 AV기기가 인기를 끌며 한동안 오디오 시장이 정체했지만 최근 디지털 음원에 지친 사람들이 다시 하이파이 오디오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기존 5.1채널 홈시어터 시장에 주력했으나 일반 소비자도 즐길 수 있는 2채널의 하이엔드 제품 라인업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파이 오디오의 대명사인 데논·마란츠 제품을 수입하는 D&M세일즈앤마케팅코리아(대표 황현식)도 이르면 다음달 신제품을 선보인다. 이 회사 황현식 대표는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은 수요가 꾸준하면서 한 모델이 오래 가는 것도 장점”이라며 “성수기인 가을을 앞두고 입문자의 수요를 잡기 위해 200만원 안팎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