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업·대학 `상생 어깨동무`

부산 기업·대학 `상생 어깨동무`

부산 지역의 기업과 대학이 형식적인 틀을 벗고 ‘솔직하고 실질적 협력 방안 모색’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간 산·학협력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돼 온 각종 양해각서(MOU)를 비롯한 협정체결 등이 보여주기식 성과 알리기에 치우쳐 기업은 물론이고 대학 모두에 실망감을 안겨주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남정보대학(학장 황일주)은 최근 부산 벤처업계와 손잡고 ‘두레비즈 포럼’을 발족했다. 이 포럼은 우리의 미풍양속인 ‘두레’를 차용해 만든 것으로, 담긴 의미 그대로 서로 어려울 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으며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발족 행사는 경남정보대학의 70여개 가족기업과 지역의 80여개 벤처기업의 대표 및 임직원 등이 대거 참석해 성황리에 치러졌다.

특히 포럼 발족과 함께 열린 ‘지역 우수기업 설명회’는 우수 기술을 갖고 있지만 매출 등 성과가 부족한 지역 기업을 돕자는 취지로 마련돼 참석 기업 및 대학 관계자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설명회에 나온 소나테크와 유니시스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후 사업 운영의 애로사항, 해결 과제 등에 자문을 구했고, 이에 지역 중견기업 사장과 지원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들은 따가운 질책과 필요한 조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설명회 패널로 참석한 장철순 신동디지텍 사장은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때 제대로 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며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애로 사항이나 공동 시장 개척 같은 사안도 어려워서가 아니라 소통이 부족해 안 되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황일주 학장은 “지역산업체의 생존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모임이 조성된 것 같아 기쁘다. 발전적 방안이 많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성대학교(총장 나중식)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주도 아래 지난 13일 산학협력자문위원단을 결성, 학교와 학과 발전을 위한 실질적 자문 구하기에 나섰다. 이날 위촉식에 참석한 토탈소프트뱅크 등 기업 소속 자문위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대학부터 좋은 상품(인력)을 내놓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라’ ‘중소기업에 취업시키는 것을 숨기려 한다’ ‘대학이 기업의 생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등 학계에 대한 쓴소리를 여과 없이 전하며 형식에 치우친 산·학협력을 경계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