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산단이 경쟁력이다](5)전북과학연구단지

[지역산단이 경쟁력이다](5)전북과학연구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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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둔산리 및 용암리 일대에 위치한 전북과학연구단지는 전주과학산업단지와 완주산업단지를 합친 것으로 총 면적은 643만3000㎡에 이른다. 지난 2004년 지방과학연구단지로 지정됐다. 이곳에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및 기계부품업체와 KCC를 중심으로 정밀화학관련 업체, 반도체 관련기업이 입주해 있다. 또 인근에 전북대와 우석대가 있어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북과학연구단지는 한국토지공사가 지난 97년까지 2000억여원을 투입해 조성했으나 혹독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만났다. 초기에는 주거와 상업시설 부지를 중심으로 팔려 나가기 시작했으나 곧바로 대규모 해약사태가 일어났고 공장부지를 찾는 이는 거의 없어 몇 년간 ‘빈 땅’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들어 전북도가 분양을 촉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영세중소기업 임대단지를 잇따라 확대 조성, 중소업체를 적극 공략한 끝에 점차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땅이 없어 추가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할 상황이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잘 나타난다. 입주업체는 지난 2001년까지 5개 업체에 그쳤으나 중소기업 임대단지를 조성한 이후 2003년에는 19개 업체로 늘었다. 이어 2005년에는 42개가 업체가 입주했으며 분양률도 90%를 넘어 섰다. 현재 전체 입주 업체는 모두 69개사며 분양률은 100%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공장 가동과 함께 LS전선 이전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자동차 부품업체는 20여개사에 달하고 있으며 경기 군포에서 이전해 온 LS전선이 입주하면서 20여 협력업체가 동반 이전해 둥지를 틀었다.

입주 업종 또한 첨단 부품소재와 나노기술 등 대부분 알토란 같은 업체들이다. 국내 나노기술의 선도업체인 엔피씨를 비롯해 선박엔진을 생산하는 태양정공, 반도체 장비업체인 한강상협 등이 다른 지역에서 이전해 새 보금자리로 정했으며 자동차 부품업체도 잇따라 이전하고 있다.

 이처럼 전북과학연구단지가 활성화된 것은 호남고속도로 익산 IC에서 불과 2㎞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고속철도(KTX)와 서해안고속도로 등 교통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아파트와 지원시설 등을 갖춘 복합형 산업단지로 조성돼 정주여건이 우수한데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례를 만들어 이전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전국 산업단지를 찾아다니며 외지기업 유치에 공을 들인 전북도의 투자유치활동도 한몫했다.

조성환 전북도 과학산업과장은 “전주과학산업단지는 주변환경 변화와 전북도의 기업유치전략이 맞아 떨어져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현재 추가 공단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만큼 타당성 검토를 거쳐 세부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도와 완주군은 지방과학연구단지로 지정된 이후 R&D지원센터를 건립해 매년 R&D 자금지원과 인력양성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이곳에 신재생과 나노융합기술 관련 업체를 유치하고 있으며 인근에 첨단부품소재 공급기지 건설을 위한 330만 규모의 테크노밸리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읍에 육성된 방사선과 생명과학, 전주첨단벤처단지의 기계소재 등 전북 현실에 맞게 특화된 연구단지를 클러스터화해 초광역 연구단지로 확대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엔피씨

 엔피씨(대표 김영남 www. nanoplasmacenter.com)는 지난 2001년 대덕연구단지에 연구소와 공장을 각각 설립한 나노 신소재 벤처기술 업체이다. 지난 2006년 8월 전북 완주 과학산업연구단지로 이전해 240억원을 투입, 나노 연구소 및 공장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2002년부터 3년에 걸쳐 ‘유도결합 플라즈마를 이용한 나노분말 양산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분말 양산장치로 만든 금속 및 세라믹 나노분말들은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물에 분산될 정도로 고분산성을 갖고 있으며 99.9%이상의 고순도를 유지한다. 특히 고주파 전원의 새로운 제어개념 및 주파수 대역사용으로 생산단가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으며 고순도·초분산성 금속 나노분말 양산에도 성공했다.

엔피씨는 이러한 나노분말을 응용한 나노씰치약류와 발모제, 영양크림 등 나노 바이오 제품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나노씰 치약은 마그네틱 입자를 사용해 부작용 없이 모든 유해 세균을 살균, 완벽한 세정효과를 느낄 수 있으며 치아 사이의 프라그 및 치석 등을 분해한다. 영양크림은 1회 사용시 약 10억개의 나노 골드 분말이 피부에 효과적으로 작용해 보습·미백·주름제거 등에 효과적이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나노분말을 응용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방전 재료를 비롯 전자파 차폐재료, 기능성 식음료·화장품, 고기능 윤활제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공형임펠러의 회전을 이용한 나노분말 추출장치 등에 대한 특허등록과 관련 국제특허를 출원하고 대기업과 기술투자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2단계 공사를 통해 나노제품 생산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공장 및 연구소 건립이 완료돼 가동에 들어갈 경우 연간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남 사장은 “나노 분말 양산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생산 및 장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전북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권 전북TP 연구개발지원센터 선임연구원

 전북과학연구단지를 제2의 대덕연구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가 전북테크노파크(TP) 연구개발지원센터다. 지난해 출범한 센터는 완주군 봉동 연구단지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건립돼 있으며 우수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한 공간도 확보해놓고 있다.

이 사업의 실질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김영권 책임연구원은 “센터는 전북 과학기술 및 전략산업 육성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다”면서 “전북과학연구단지와 완주테크노밸리를 연계한 R&D 연구단지의 거점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주요사업으로는 R&D 과제 발굴 및 지원, 해외우수연구기관 유치, 공동장비활용, 우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지원, 산학연 연계체제 구축을 통한 기업간 정보 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기업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전북도와 완주군이 지역 과학기술 성장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연구기관 및 기업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연구기관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과 전자부품연구원이 주관으로 참여하는 IT특화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전북분원에서는 첨단 부품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와 지역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IT특화연구소에서는 자동차용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연구센터에는 타코마테크놀러지·휴넷플러스 세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추가로 기업이전에 필요한 공간부족으로 창조관을 4620㎡ 규모로 신축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연구단지에는 고부가가치 유망업종인 신재생과 나노융합기술 관련 업체들이 입주할 예정”이라며 “이미 분양률이 100%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만큼 기업의 입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용지 조성 등 대안마련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김한식기자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