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스계량기 확산 `돌출 변수`

디지털 가스계량기 확산 `돌출 변수`

  대한도시가스가 최근 서울 잠실주공1단지와 잠실시영 재건축현장에 국내 처음 설치 중인 원격검침 디지털 가스계량기의 도입 재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계량기 공급사인 옴니시스템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요청으로 회사가 심각한 피해를 볼 위기에 처했다며 손해배상에도 나설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도시가스 측은 추후 민원예방 및 고객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맞받아쳤다.

원격검침 솔루션 전문업체 옴니시스템(대표 강재석)은 지난 20일 잠실시영 재건축 합동시공사업단에서 공문을 받았다. ‘대한도시가스에서 계속 (디지털 가스 계량기를) 일반 계량기로 교체하는 것을 요청하면 준공 일정에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옴니시스템의 비용부담으로 이미 설치된 1만2000대가량의 디지털 계량기를 일반 계량기로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시공사업단의 움직임은 대한도시가스가 지난 10일 시공사업단에 보낸 ‘디지털 가스계량기를 설치하면 향후 입주민의 민원이 예상되기 때문에 일반 계량기로의 재검토를 요청한다’는 공문에 대한 대응이다. 여기엔 부득이 디지털 계량기를 설치한다면 문제점과 해소방안을 참고해 계량기 공급사와 특약을 체결, 입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한도시가스는 재검토 요청 이유로 △비싼 계량기 가격 △높은 계량기 교체비용 △계량기 회사 부도 시 독점공급에 따른 피해우려 △검증되지 않은 첫 디지털 가스 계량기인 점 등을 들었다.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사용자가 교체 및 수리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명확히 고지하고 계량기사의 파산·부도 등에 대비한 담보설정, 보증보험, 대표이사 개인 담보확보, 유지보수 계약체결 등을 들었다.

옴니시스템은 한마디로 “고려할 가치조차 없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의견이다. 강재석 옴니시스템 회장은 “변환장치 등이 필요없는 디지털은 기존 펄스 방식과 비교해 결코 비싸지 않으며 국가에서 인증받은 제품을 최초 제품을 더 이상 어떻게 검증하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근거도 없이 파산, 부도 등이나 이와 관련된 개인담보 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옴니시스템은 디지털 계량기가 교체돼 피해가 발생한다면 대한도시가스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윤 중 대한도시가스 고객센터지원팀장은 관계자는 “과거 보급된 원격검침 계량기의 관리 및 교체 등과 관련된 민원이 많이 발생해 추후 민원예방과 유지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홍보차원에서 공문을 보낸 것일 뿐”이라며 “디지털 가스 계량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옴니시스템은 대한도시가스의 행위가 명백한 부당영업행위라고 보고 이것이 지속되면 검찰 고소 및 공정위 제소 등의 방법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잠실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 설치하는 디지털 가스미터기 1만8105대도 예정대로 이달 내 공급하기로 했다. 강재석 옴니시스템 회장은 “10년간 전기·수도·난방·온수·가스 계량기를 디지털 제품으로 개발해온 노력을 대한도시가스가 짓밟았다”며 “아날로그 방식보다 소비자의 편익을 크게 증대시키는 디지털 계량기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