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25일 `반도체 3대 기술 협력`을 추진키로 합의함에 따라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국가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1월에 `STT-M램` 소자 원천기술 개발에 공동 참여하기로 협약한 데 이어 반도체산업 표준화와 장비.재료 성능평가 확대 등을 위해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표준화에 양사를 비롯한 국내 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해 국내 반도체 장비와 재료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규모가 크지만 국내 산업기반이 취약한 시스템반도체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함께 발전전략을 세울 방침이어서 시스템반도체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국내 반도체업계 국제표준화 추진
반도체 장비와 재료산업은 반도체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후방산업이지만 국내 업계는 초기 표준화 대응이 부족해 경쟁력이 미흡한 수준이다.
또 메모리반도체 소자는 국내 업계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제 제품표준의 리더십 확보에 실패해 램버스나 샌디스크 등 미국 업체에 매년 수억 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와 학계 등은 8월 `표준화 협의체`(KSSA, Korea Semiconductor Standardization Association)를 발족시켜 국제표준화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정부는 표준화 협의체 운영과 국제 표준기구 협력 활동 등에 내년부터 2012년까지 모두 4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표준화 협의체는 장비와 재료, 소자 등 3개 분야별 실무반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기술표준원과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를 포함해 국내 반도체산업 표준화사업의 통합기구인 동시에 국제표준협력의 창구 역할도 맡기로 했다.
장비.재료 부문의 표준화는 웨이퍼와 입력단, 장비 내 운송.물류, 환경.안전 등 공통 영역을 중심으로 정부와 민간이 공동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가동중인 300㎜ 공정의 장비.재료는 부분적 표준화를 추진하고 2012년 이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450㎜ 공정의 장비와 재료는 전면적인 국제표준 선점에 나서기로 했다.
메모리 소자 부문 표준화는 차세대 테라비트급 메모리 개발과 연계해 소자업계 공동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 삼성-하이닉스 `STT-M램` 공동개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차세대메모리사업단은 2012년까지 총사업비 240억원(정부 120억원, 민간 120억원)을 들여 테라비트급 차세대 반도체인 `STT-M램`의 원천기술 개발과 성능평가를 추진한다.
테라비트(tbps)는 1조 비트에 해당하는 정보량으로 DVD 영화 1천250편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며 STT-M램은 낸드플래시처럼 데이터가 저장되는 비휘발성이지만 처리속도는 D램보다 훨씬 빠른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STT-M램을 개발중이지만 30나노급 이하 메모리 대체 기술 등 관련 원천기술의 한계로 정부 R&D사업의 시행을 준비 중이다. 하이닉스도 4월 `STT-M램`의 기술개발 업체인 미국 그란디스와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후 정부 R&D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1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테라비트급 차세대 메모리 소자 원천기술 개발에 공동 참여하기로 하는 협약식을 개최하고 기술교류와 연구성과 교차 평가 등 협력체계를 약속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동개발에 따라 2015년까지 30나노 이하급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45% 이상을 점유함으로써 국내 메모리업계의 세계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스템반도체,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는 세계 시장점유율 44%로 1위지만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규모가 3배 정도인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는 점유율 2.2%로 미약한 수준이다.
시스템의 핵심 기능을 하나의 칩에 집약한 시스템반도체는 정보기기를 제어.운용하는 것으로 휴대전화와 가전, 자동차 등에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휴대전화와 가전, 자동차 등이 수출 주력 상품이지만 핵심 부품인 시스템반도체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지난해 이 분야의 무역수지는 71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반도체 통합협회의 출범과 발맞춰 2015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업계와 함께 발전전략을 마련키로 했다.
발전전략은 우선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휴대전화와 가전, 자동차 등 6대 전략 시스템 분야를 9월까지 선정하고 분야별 통합 플랫폼 개발을 추진키로 했으며 산.학.연 전문가들로 기획단을 구성해 내년부터 2013년까지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스템과 반도체, 설계와 위탁생산 등 관련 업계간 유기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반도체업계는 과거 산업자원부 소관의 `반도체협회`와 정보통신부 소관의 `IT-SoC협회`로 구분됐지만 25일 통합협회로 새출발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산업 지원체계를 정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