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발광다오드(LED) 업계는 특허 장벽을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의 특허가 만료 시한을 얼마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LED 기술의 세계적인 대가인 나카무라 슈지 미국 샌타바버라대 교수는 ‘LED 엑스포 & FPD 코리아 2008’ 행사에 참석한뒤 25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국 LED 업계가 특허문제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LED와 관련한 많은 특허들이 지난 1990년대 초반 등록된 것들”이라며 “특허 인정 기간이 20년 정도여서 앞으로 5년내에 대부분 만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이 일본 니치아화학공업 재직 당시 발명한 청색 LED 특허기술 또한 지난 1993년에 등록돼 5년후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카무라 교수는 또 최근 서울반도체 등 국내 업체를 상대로 니치아가 벌이는 특허 공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LED 업체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니치아가 일일이 대응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의 삼성전기나 LG이노텍도 자체기술을 다수 개발한 만큼 니치아가 쉽게 분쟁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LED 업체들이 과거 해외 유수 기업들의 사례와 같이 더욱 적극적인 특허공유 활동을 펼치도록 조언했다. 구체적인 회사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지난 2000년을 전후해 많은 LED 업체들이 서로 부족한 기술을 보충코자 기술 공유계약을 체결, 특허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본 니치아도 지난 2002년 오스람·루미레즈·크리 등과 전향적인 특허공유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나카무라 교수는 한국 LED 업계의 놀라운 기술발전 속도를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이공계 우대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서도 이공계 기술자들의 처우가 형편 없는 수준이어서 전공 기피현상이 심각하다”며 “한국도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이끌기 위해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를 더욱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니치아 재직시절인 지난 1993년 세계 최초로 청색 LED를 개발한 주역이다. 하지만 당시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은 포상금 2만엔과 과장 승진이 전부였다. 이에 불복해 니치아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8억4천만엔의 화해 결정을 받으면서 “기술자들이여, 일본을 떠나라”고 주장해 일본 이공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지금은 미국 샌타바버라대 재료물성학과 교수로 일한다.
안석현기자@전자신문,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