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이슈] 디지털 병풍 놓고 저작권 침해 논란

　최근 국내 한 연구센터가 개발한 ‘디지털 병풍’에 대해 애니메이션 작가가 저작권 침해를 당했다며 광주지법에 민사소송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각각 IT제품과 예술작품이라는 상반된 주장에다 저작권 침해여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해 법원이 어떤 결과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신대 디지털콘텐츠협동연구센터는 최근 수묵화·산수화·관광사진 등을 배경으로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기법을 활용해 4폭의 모니터 병풍을 개발, 상업화를 추진중이다. 연구센터의 제품은 병풍 형태의 평면 모니터 4개에 사군자 등을 3차원 공간으로 표현하여 그림속을 돌아다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각종 전시회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미디어 아트작가인 이이남씨(40)는 연구센터가 개발한 병풍이 지난해 자신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창작한 모니터 병풍의 형식과 이미지가 유사하다며 광주지법에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 전시출품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냈다.

양측의 주장은 팽팽하다. 우선, 연구센터는 이씨의 작품은 예술활동의 창작물인 디지털 아트로 부분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한 반면, 연구센터가 개발한 병풍은 3D와 가상현실(VR), 터치스크린, 전자태그(RFID) 등의 IT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 제품으로 확연히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씨는 “한국화 등의 모습을 담은 연구센터의 디지털 병풍은 내 아이디어 및 창작물을 거의 그대로 인용했다”면서 “창작물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침해가 맞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디지털 병풍시장의 저변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지재권 논란이어서 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