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최고경영자(CEO)는 강건하지만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기업을 이끌지요. 강력하기만 한 리더십은 부러지기 쉽고 권리 이양이 부족해요. 좋은 와인은 강한 향과 묵직한 보디감, 부드러운 뒷맛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배윤성 모바일어플라이언스 사장은 존경받는 경영자와 좋은 와인은 강건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점이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요즘 와인 사랑에 푹 빠진 배 사장은 와인과 기업의 공통점을 줄줄이 나열했다.
“와인 생산자는 매년 포도를 재배하고 수확해 오크통에 숙성하고 발효하지요. 모바일어플라이언스가 매년 바이어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 생산한 후 신뢰성 시험을 통과한 제품을 납품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와인이건 IT 상품이건 제품 개발과 생산, 품질관리 과정에서 남다른 정성과 장인 정신이 담기지 않으면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을 수 없고 바이어의 추가 주문을 수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항상 경쟁 제품을 뜯어보고 새로운 제품에 반영해야 하는 것도 같다고 덧붙였다.
배 사장은 지금은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인 독일 바이어와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독일 바이어와 제품의 품질조건을 두고 힘든 협상을 했지요. 결국 종일 합의를 못 보고 저녁을 같이 하게 됐어요. 식사와 함께 와인 얘기가 나왔고 서로 와인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서먹했던 분위기는 풀어졌습니다.”
그는 와인을 주문할 때 두 가지 와인 중 뭘 선택할지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는데 주문하지 않았던 와인을 식사 후에 구매해 독일 바이어에게 선물했다. 그 결과 지루하게 끌었던 안건을 합의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와인 예찬론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배 사장은 미국 와인의 거장인 로버트 몬다비와 이태리 와인 명가인 프레스코발디가 1995년 합작해 생산한 벤처와인 루체(Luce)의 세컨드 와인 ‘루첸테(Lucente)’를 추천했다.
“루첸테는 대기업에서 갈고 닦은 기술력과 영업력이 합쳐져서 벤처를 창업한 모바일어플라이언스와 태생이 비슷합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하는 우리 회사처럼 유럽과 미국의 명가가 빚어낸 합작 와인이라서 좋아해요.”
배 사장은 ‘빛의 와인’이라 불리는 루첸테를 음미한 후 “13년 전 두 가문이 힘을 합해 세계적인 와인을 만들어냈듯 글로벌 기업과 성공적인 협력으로 한국 명품 내비게이션 수출 선봉에 서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인순기자 insoon@
사진= 박지호기자 jihopress@
◆배윤성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루첸테
-빈티지: 2005년
-생산국 및 지역: 이태리 토스카나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멜로 45%, 산지오베제 45%, 카베르네 쇼비뇽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