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축제가 지나간 파주 출판문화단지. 축제의 흥겨움이나 북적이는 인파는 없지만 주말 파주 출판단지와 부근 심학산 돌곶이는 아직 시들지 않은 야생화와 초여름 꽃 나들이를 온 가족들로 평온하다.
파주 출판문화단지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산업단지로서도 빨리 성장하지 못했고, 헤이리의 명성에 밀려 나들이 장소로도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곳은 성장은 더디지만 자신만의 향기를 간직한 산업단지로, 나들이 장소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파주 출판문화단지에 들어서면 담도 없고, 간판도 없는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들의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서로 조화를 이뤄 이곳만의 독특한 조형미를 만들어 냈다.
이 조화로움 뒤에는 출판문화단지 조성 초기인 2000년 말 건물주와 건축가들이 사옥 건축은 회사별로 하되, 각 회사는 도시 전체의 조형미를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계약서에 사인했다는 에피소드가 숨어 있다.
계약서에 따라 건물의 재질, 높이, 색깔 등에 공통 기준을 적용하고, 다리와 가로등에도 생태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이 적용됐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출판업계들이 기준 조항에 반발도 했지만 결국은 틀 안에서 자신들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해답을 찾아냈다.
생태환경을 고려하려는 노력 덕분에 출판단지에서 심학산 돌곶이에 이르는 길은 건물과 자연이 부드럽게 연결된다. 이어지는 길에 국내 최초의 타운하우스인 헤르만하우스에 입주한 주택은 또 다른 볼거리다.
쾌적한 주변 환경과 독특한 내외관이 인기를 얻어 부동산 가격도 2억원 이상 올랐다는 후문이다.
단지 내 위치한 멀티플렉스 씨너스는 주말에 한적하게 영화 관람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9개 관은 규모는 작지만 최신 영화를 상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주말 최신 인기작 예매를 못했을 때 이곳을 찾는다면 십중팔구 현장 예매도 가능하다.
주말 출판단지 나들이의 아쉬움은 구내식당이 대부분이어서 먹거리를 찾기 힘들다는 점. 이 때문에 이곳을 찾으려면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일산이나 헤이리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늦은 오후 나들이를 하는 것이 좋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