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용 네온사인 전시회인지 국제 박람회인지…’
국내 최대 규모의 발광다이오드(LED) 전시회라는 ‘LED 엑스포 & FPD 코리아 2008(LED엑스포)’의 명성이 퇴색했다. 올 행사의 경우 국내외 주요 LED 칩·패키지 업체들이 외면한 탓에 조명·옥외간판 업체들만 대거 출품해 결국 반쪽짜리 전시회로 끝났다. LED가 새 성장산업으로 각광받는만큼 전시회도 국제적인 규모로 육성하기 위해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올해 LED엑스포는 세계적인 LED 업체들이 불참한 가운데, 운영마저 부실해 전시회 참여 업체들조차 불만이 높았다. 무엇보다 출품 분야중 전시장의 절반이상을 조명·옥외간판 업체들이 차지할 정도로 지나치게 품목이 편중됐다는 점이 문제다. 관람객 김선동씨(58·서울시 화곡동)는 “조명·옥외간판 업체들이 부스 대부분을 장악해 마치 네온사인 전시회에 온 것 같다”며 “국제 박람회를 표방했던 LED 엑스포 명성이 이제 퇴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10위권 LED 칩·패키지 업체 가운데 대만 에버라이트를 제외하면 단 한곳도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도 크다. 국내 LED 업계 맏형격인 서울반도체는 물론 LG이노텍도 전시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주최측인 엑스포앤유(대표 문옥견) 관계자는 “당초 참여의사를 밝혔던 국내외 주요 LED 업체들이 불참하면서 이런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LED엑스포와 공동 부스를 마련한 평판디스플레이(FPD)코리아 출품 업체들도 볼멘 목소리다. 행사 기획당시 LED 전시장과 비슷한 규모로 부스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참여하고 보니 FPD 업계의 참가 비율은 채 20%에도 못 미쳤다. 전시회에 참가한 FPD 업계 종사자는 “부스도 LED 조명들 사이에 끼어 있어 출품 효과가 반감됐다”면서 “전시회와 함께 마련된 세미나도 LED 관련 기술 토론이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업계는 국내 LED 산업이 성장하면서 전시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도 필요하다는 지적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 LED 업체 관계자는 “해외 전시회처럼 매년 시장 트렌드에 따라 새 아젠다를 내걸고 분야별로 테마관을 조성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결국 참가업체가 많아야 관람객도 늘어나고 이는 다시 참가업체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관행을 유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