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장비시장 1위인 시스코시스템스에 대항하는 글로벌 연합군이 떴다.
KT·SK텔레콤 등 간판 통신사업자와 삼성전자·동원시스템즈·다산네트웍스 등 대·중소 네트워크장비 업체가 세계시장 2∼4위 기업인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노키아지멘스와 손잡고 세계 시장 동반 공략에 나선다.
지식경제부는 26일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통신장비 분야 국내외 산·학·연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네트워크산업 발전을 위한 글로벌 통신연합체 결성대회’를 열고, 차세대 네트워크시장 표준 공조와 신시장 개척을 선언했다. 오픈네트워크얼라이언스(ONA·가칭)로 명명된 이 연합체는 차세대 장비시장에서 기술개발·표준화·마케팅 등 전방위로 공동 연대함으로써 미국 시스코가 20%가량 장악한 세계시장 구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ONA는 올가을에 정식 발족할 예정이다.
ONA는 글로벌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이 동일 표준의 통신장비를 공동 개발, 유럽 등지의 통신망 향상 프로젝트에 동반 진출한다는 것이다. 핵심 장비에 강한 글로벌 기업과 가입자 장비에 강한 국내 중소기업이 패키지 제품으로 동남아 국가 등 정부 프로젝트 수주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은 이날 공개한 네트워크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오는 2015년까지 생산 15조원,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반드시 달성하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의 눈
‘네트워크장비 연합군’은 차세대 네트워크장비 분야에서 북미 진영(시스코)의 강력한 기세를 한-유럽 진영이 동맹전선으로 꺾어보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세계 첫 시도면서 글로벌기업의 브랜드 지명도와 우리 장비 기업의 기술력이 조화된 첫 작품이기도 하다.
ONA는 세계 표준규격 제정은 물론이고 글로벌 마케팅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한다. 참여한 글로벌기업과 우리 중소기업은 해외 대형 통신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요를 파고들 계획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도 지명도가 낮아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기업에는 해외 사업 확대에 좋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에 들어와 있지만 좀처럼 신규수요 뚫기가 어려웠던 글로벌 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다.
통신사업자들도 신규 네트워크장비 투자나 해외 서비스 진출 시 우선적으로 ONA를 통해 관련 장비를 구매하는 전략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강용구 제너시스템즈 사장은 “국내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해외 시장을 진출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들 다국적 기업과 협력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알카텔-루슨트 솔루션·전략 및 마케팅(SSM) 총괄 김재수 부사장은 “이번 모임은 한국의 IT리더십을 강화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기구 구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 전략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IP미디어, 지능형광통신, 미래인터넷 등 5대 전략분야에 향후 5년간 3000억원을 투입해 핵심기술 연구개발(R&D)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대량 생산 이전의 시험 검증과 국제연동시험을 위한 미래융합 네트워크 테스트베드도 구축하기로 했다.
김정일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과장은 “우리 네트워크장비기업이 연 150조원에 이르는 세계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진호·홍기범기자 jholee@
"네트워크장비 시스코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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