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은 30일 그룹 전략기획실 해단식을 열어 전략기획실을 완전 해체했다.
삼성 그룹은 30일 오전 9시 삼성 본사 28층 회의실에서 전략기획실 해단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해단식에는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삼성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던 지난 4월 전략기획실에 근무했던 직원 약 104명이 참석했다. 해단식은 전략기획실 연혁 소개, 이 실장 고별사 등으로 30분 내외로 짧게 진행했다.
전략기획실 비서팀은 삼성 70년 창업 역사 중 50년 동안 지속하면서 삼성 그룹 경영의 한 축을 담당했던 회장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로 이어졌던 전략기획실 연혁을 소개했다. 이 실장은 고별사에서 “고생이 많았고 어디를 가더라도 열심히 잘해달라”며 “그동안 바빠서 식사도 제대로 못 했는데 이제 현업에서 손떼고 시간이 많으니 등산이나 같이 다니면서 자주 보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실장은 고별사에서 개인적인 소회를 간단히 피력했을 뿐 전략기획실 해체나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 출범과 관련해 우려나 기대를 표명하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은 해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로써 삼성 전략기획실은 완전 해체됐으며, 전략기획실에 소속됐던 임직원은 이날로 전원 계열사로 복귀하거나 전환 배치했다. 전략기획실 인력은 경영 쇄신안 발표 이후 그동안 순차적으로 계열사로 복귀해 일부 인력만 현재까지 잔류해 있었다.
삼성은 전략기획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그룹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앞으로 삼성은 오는 2일 오전 사장단협의회로 처음 회의를 여는 등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가동한다. 2일 회의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좌장으로 40명의 계열사 사장단이 참여해 사업과 투자 중복 조정 등 그룹 핵심 현안을 조율한다. 삼성 측은 “첫 회의에서는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의 추진 주체, 그룹 경영의 핵심 현안에 대한 조율 등이 우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략기획실의 인사·홍보 기능과 인력이 대부분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로 이동함에 따라 투자조정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