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역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안전성 심사가 이르면 이달 말 종료된다. 이어 교육과학기술부의 건설·운영허가만 통과하면 중·저준이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은 본격적인 건설 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초 올해 1월께 건설·운영허가를 취득, 내년 말까지 처분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터라 완공 일정은 당초 계획 보다 6개월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원장 윤철호)는 경주 지역 방폐장 안전성 심사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께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한수원의 경주방폐장 사업은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총 210만㎡ 부지에 총 80만 드럼 규모의 중·저준위 방사성 처분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한수원은 1단계로 1조5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0만 드럼(10년간 사용 용량) 규모의 처분시설을 동굴처분 방식으로 내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KINS는 현재 각 분야별 안전성 검사 보고서 작성과 함께 내진성 검토 등 몇 가지 현안사항에 대한 최종 검토를 진행중이다. 특히, 내진성 검토는 최근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KINS의 현안검토, 보고서 작성, 내부 심의 작업 등이 모두 마무리되면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최종 건설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윤근 KINS 방사선안전본부 차장은 “현안 검토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7월 말께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지역 방폐장이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까지 받으면 국내 첫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건설이 본격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KINS의 안전성 검토가 일러야 내달 끝나기 때문에 완공 일정이 당초 한수원의 예상보다 6개월 이상 늦어지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월 건설허가를 신청할 당시 올해 1월 허가를 취득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에 한수원 측은 완공 이전 저장시설 포화에 대한 대비책도 세웠다. 올해 말 포화 상태에 이르는 울진원자력발전소의 중·저준위 폐기물 가운데 1천드럼을 내년 초 우선 완공되는 경주방폐장 내 지상지원 시설에 작업을 실시하고 공사가 끝나는대로 동굴 내부시설인 ‘사일로(Silo)’에 영구 저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윤근 차장은 “올해 1월 허가를 취득해 내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한수원 측의 예상이었을 뿐 KINS는 어디까지나 안전성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검토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외국도 보통 처분시설 허가가 2년 가량 걸리기 때문에 경주 방폐장 허가가 특별히 늦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