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특송 4사 중 한국 시장 1위로 올라서고 장기적으로는 관계사를 통합, 종합물류업체로 거듭나겠습니다.”
UPS와 대한통운이 지난 18일 결별을 선언한 후 장석민 UPS대한통운 사장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UPS대한통운은 UPS와 대한통운이 6 대 4의 비율로 합작투자해 지난 1996년 설립한 회사로 국내 반입 특송화물은 대한통운이 해외 특송화물은 UPS가 배송을 맡는 형태로 운영됐다.
양사의 결별을 두고 일부에서는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3위인 UPS가 한국 내 사업을 축소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장석민 사장은 30일 이른바 ‘넘버3’의 반란을 선언했다.
장 사장은 “사명을 UPS코리아컴퍼니리미티드로 변경하고 현재 11개에 달하는 국내 지사를 내년 초까지 13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UPS 본사가 2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등 고유가로 항공기를 주로 이용하는 특송업계 전체가 위기 상황이지만 UPS코리아는 이를 기회로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장 사장은 “항공특송 수요가 높은 기업도시 근처에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며 “울산·천안·포항·구미 4곳의 후보지 중 두 곳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도 옮긴다. 서울 목동 센트럴프라자 10층의 전세살이에서 벗어나 8월 근처 문래동에 5층 규모의 UPS 단독 건물로 이사한다.
IT 인프라 투자도 늘린다. 한국계 미국인인 장 사장은 퍼듀대학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IT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물류를 움직이는 세 가지 요소는 물리적 수단과 자금 그리고 IT다”며 “특히 IT는 물류의 고도화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UPS코리아는 올해 초 무서류 시스템인 전자문서 형태의 송장을 도입했다. 또 소비자가 전자상거래 이용 시 불만이 생겼을 때 원활하게 반품할 수 있는 반송시스템 ‘UPS리턴즈’를 도입했다.
장 사장은 “그간 국제특송사업은 대한통운과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운영돼 신규사업 추진에 애로가 많았다”며 사업 확장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계열사인 UPSCO코리아와 UPSSCS코리아 그리고 UPS코리아컴퍼니리미티드 통합법인을 출범해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다양한 마케팅으로 UPS코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재 법인 통합으로 인한 세금문제 등 제도적 절차를 본사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UPSCO는 300여대의 비행기를 보유한 항공사며, UPSSCS는 3PL을 담당하는 운송주선업체다.
그러나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게 장 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1988년에 대리점 형식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후 올해가 20년째”라며 “그간 한국 시장에 충분히 적응한만큼 이제부터는 뭔가 다를 것”이라며 각오를 내비쳤다.
UPS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액은 1500억원으로 성장세가 꾸준했다. 지난달 본사에서 고객 서비스 만족도, 매출 성장률 등 20여개 항목으로 전 세계 UPS 지사를 상대로 한 평가에서 한국지사가 5위를 차지했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