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재학 새한정보시스템 대표

반재학 새한정보시스템 대표

 1998년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전시장은 한국의 한 중소기업 때문에 술렁거렸다. 이 업체가 내 놓은 MP3플레이어 ‘엠피맨 F10’ 때문이다. 몇 년 후 세계 미디어플레이어 시장 판도를 바꿔놓은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를 만든 그 업체가 바로 새한정보시스템이다.

새한정보시스템이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메이커가 아닌 커뮤니케이션통합(UC)분야의 선도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이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지난 3월 새한에 합류한 인물이 반재학 대표(51)다.

“자본여력은 있지만 성장세가 주춤한 새한정보시스템에 UC라는 솔루션을 통해 성장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가장 큰 임무입니다.”

새한이 반 대표를 부른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은 그가 자타가 공인하는 IT통이라는 점이다. 반 대표는 95년 삼성비서실 정보시스템과 보안담당을 시작으로 삼성SDS 솔루션 사업부장, 부산항만공사 정보화 총괄, 부산지역 사이버안전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분야 전문가로 소문났다.

두 번째는 그가 새한을 너무도 잘 안다는 점. 반 대표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삼성그룹 제일합성이었고 당시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이 현재 새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새한의 전신인 제일합성전산실에서 근무했던 인물을 새한이 다시 영입한 케이스다.

그의 목표는 크다.

“현재 300억원의 매출규모인 새한을 2년 뒤 500억, 2015년 1000억원의 매출을 일궈내는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이를 위한 청사진으로 제시한 것이 UC다. 하지만 상당수의 네트워크 관련 전문업체가 UC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UC사업에 국내외 대수 업체가 출사표를 던졌고 성공사례를 찾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업체의 가장 큰 문제점은 통합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화, 메일, 화상, 메시징의 유기적 통합, 또 기존 업무에서 사용하던 여러 레거지 시스템과의 통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완벽한 통합을 이뤄내는 솔루션을 확보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UC구현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그는 자체기술로 통합 인터페이스 ‘엑스퓨젼(XFUSION)’을 개발하고 웅진케미컬, 새한미디어, 도레이새한 등 실제 사이트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실제 사이트 적용을 통해 레거시 시스템과 통합하는 경험을 축척했고 본격적인 대외 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팀을 별도로 만들었다. 현재의 캐시카우에 이어 미래 새한의 먹거리를 동시에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10년 전 독일에서 봤던 작지만 강한 기업, 새로운 모습의 새한을 2년 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