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터넷]"인터넷은 지금 사회적 이슈 담고 진화"

  전자신문의 ‘新인터넷’ 기획 오프닝 좌담회에서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인터넷 현실과 각종 담론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인터넷 공간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에 걸맞은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전자신문의 ‘新인터넷’ 기획 오프닝 좌담회에서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인터넷 현실과 각종 담론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인터넷 공간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에 걸맞은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우리는 왜 다시 인터넷에 주목하는가

‘인터넷은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가’

2008년은 인터넷 산업에서 뜻깊은 해다. 1998년 네이버가 등장한 이후 인터넷이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든 지 꼭 10년된 해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우리 삶은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많이 달라졌다. 아침 출근 후 인터넷 포털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일상화됐으며 ‘검색’이라는 단어는 이제 국민 공통어로 승격됐다. 더 나아가 인터넷은 한국 사회의 여론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이슈로 불거진 미국산 소고기 문제도 과거처럼 오프라인 미디어에서가 아닌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지고 확산됐다.

하지만 영향력이 커진만큼 인터넷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신뢰성, 효용성, 역할과 위상 문제 등 다차원의 복잡한 문제들이 끝도 없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이 각종 사회적 문제를 증폭시키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며 통제해야 한다고 날을 세운다.

 그러나 전자신문은 인터넷이 몰고 온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터넷은 이제 부정하고 싶다고, 외면하고 싶다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고민의 지점은 더욱 명확해진다. 국민과 네티즌이 별반 다르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인터넷을 더욱 긍정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부정적인 요인들을 줄여가는 논의들을 제대로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전자신문은 ‘미래 사회, 열린 네트워크 新인터넷’ 기획을 마련했다. 앞으로 5개월 남짓 동안 △인터넷 규정 △규제 △저작권 △개방과 공유 △글로벌 등 각종 인터넷 이슈와 담론에 밀착해 취재·연구·분석해 발전적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벌이고자 한다. 이번 좌담회는 신인터넷 기획을 시작하면서 전문가들에게서 현재 인터넷의 이슈와 문제점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인터넷 기업을 직접 운영했거나 관련 연구를 수년간 진행한 전문가들로 균형잡힌 시각과 풍부한 경험, 학문적 통찰력으로 심도깊은 토론장을 만들어 주었다.

<참석자>

권헌영 광운대 법대 교수

김중태 마이엔진 이사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

이대희 고려대 법대 교수

이호영 KISDI 책임연구원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

(이상 가나다순)

사회: 조인혜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 팀장

#1. 인터넷 10년, 역할 변화와 신뢰도는



 ◇사회(조인혜 전자신문 ETRC 팀장)=이 좌담회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인터넷 논의의 핵심 문제를 짚어보기 위해서 마련됐다. 지금까지 인터넷을 거쳐 이뤄진 변화에 대한 논의는 많았지만 정작 인터넷 자체 연구는 부족했던 것 같다. 최근 인터넷 공간에 어떤 변화가 일고 있나. 각종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은 여전한 것 같은데.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인터넷이 우리 사회 여론의 중심에 등장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텍스트 위주의 정보 유통에서 동영상 위주의 정보 유통으로 그 위치를 옮겼다. 최근 광우병과 관련해서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여러 가지 담론은 거의 모두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형태다. UCC는 기존 신문, 방송들의 논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기성 언론에 버금가는 공적 담론들이 UCC로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호영 KISDI 책임연구원=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 공간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이제 인터넷은 거대한 레퓨테이션(평판)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긍정과 부정을 논하기에 앞서 인터넷상의 평판은 기존 소수 전문가 중심의 사회적 평판과는 사뭇 다르다. 한 번 규정하면 끝이 아니라 시시각각 평판이 바뀐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두 번째로 전혀 다른 정체성을 낳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인터넷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연예인 팬카페, 화장품 동호회 등 인터넷에서는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커뮤니티가 계속 생겨난다. 기성세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많다. 새로운 연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대희 고려대 법대 교수=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을 이용했는데 격세지감이다. 이제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인터넷이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 있는 모양새다. 특히 20·30대 신세대 의견을 전 사회적인 이슈로 확산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다만 나이드신 분들이나 많은 전문가는 여전히 인터넷 뒤쪽에 머물러 있어 편향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사회=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인터넷 신뢰성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해석을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나왔다. 또 인터넷 전담 비서관을 신설해 국민과의 소통을 시도하겠다고 한 부분에도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는데.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인터넷이 새로운 형태의 소통 수단이라는 점에서 미디어 성격을 갖고 있다. 원론적으로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은 맞는 지적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미디어가 어떤 소수의 주체에 의해 그 신뢰를 확보 혹은 담보할 수 있다는 관점이라면 그것은 새로운 소통 수단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는 참여하는 다수의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에 의해 형성·공유되기 때문에 그런 속성을 잘 이해하지 않는다면 인터넷의 신뢰도를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다. 새로운 미디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잘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으로 정부가 인터넷 비서관을 신설한다고 본다. 긍정적이다.

 ◇권헌영 광운대 법대 교수=인터넷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인터넷에 걱정스러운 내용들이 올라오고 사회적 신뢰를 깨뜨릴 수 있는 정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것을 이용자 대부분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이 그런 정보들을 걸러낼 수 있는 자정 능력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내용을 묻지마 식으로 믿었지만 이제는 보름 정도만 지나면 진위 여부가 밝혀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촛불집회 관련 인터넷 논의에서 보듯이 인터넷은 누구의 편도 아님을 보여주었다. 정부가 인터넷에서 지지를 얻을 수도 있고,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국민대책본부가 지지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구든 인터넷을 통제하고 싶다는 유혹이나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2 인터넷 양적성장은 이뤘다. 질적 수준은

 ◇사회=좀 더 나가보자. 인터넷의 양적 팽창이 이뤄진 것은 공감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질적 수준은 어떤가.

 ◇민경배=양적인 팽창이 되면 될수록 질적인 측면은 떨어지는 게 불가피하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초기 인터넷 공간과 비교해도 알 수 있다. 사용자가 소수였던 PC통신에 일반인이 접속을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언어의 혼탁은 양적 수준과 질적 수준이 완벽히 반비례했다.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체로도 그렇다.

 ◇김중태 마이엔진 이사=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도구다. 물론 새롭기는 하지만 따라서 인터넷 수준은 사회 철학 수준 그 자체다. 미국·일본·한국 등의 문화가 다르듯 인터넷이 만들어 가는 현실도 다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현재 인터넷은 우리의 수준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기술도 도입되고 그와 관련한 제도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대희=인터넷 수준은 우리 사회의 수준을 기본적으로 반영한다. 국민의 지적 수준이 이런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인터넷에 좀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줘도 무방할 것이다. 가령 누군가가 무좀에 청산가리를 바르면 낫는다는 글을 올렸다고 하자. 황당한 주장이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는 진리와 똑같이 취급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의 진위가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자정 능력이 있는만큼 인터넷도 비슷한 수준의 자정 기능을 가지고 있다. 질적인 수준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사회=논의를 하다보니 인터넷의 질을 무엇으로 규정하는지도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허진호=기본적으로 자기 책임성과 연관이 있다. 양적으로 팽창하는 과정에서 다소 질은 떨어지겠지만 일정 수준이 넘으면 다시 사회의 질을 그대로 반영하는 수준만큼 회복된다. 사회 수준이 낮으면 낮은 대로 회복되고 높으면 높은 대로 질적 향상도 이뤄지게 된다. 결국 사회 수준에 따라서 그만큼 회복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참여 구성원(네티즌 혹은 국민)이 자기가 얼마만큼 체계성을 가지고 인지하고 행동하는지 하는 것이다.

 ◇이호영=약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인터넷의 질을 이용자의 질로 환원할 수는 없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가령 인터넷 공간이 어떻게 디자인돼 있는지도 질에 영향을 미친다. 웹사이트 구성, 링크 방식 등에 따라 훨씬 더 수준 높은 인터넷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에 히스토리 기능(과거에 어떤 댓글을 썼는지를 모두 보여주는)을 넣으면서 정화가 일어난 사례가 있다. 시스템을 잘 디자인하면 아주 다른 질적 차이를 불러온다.

 ◇ 권헌영=인터넷의 질은 콘텐츠의 품질로 평가할 수도 있지 않을까. 결국 인터넷에 올라온 것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콘텐츠니까 질좋은 정보가 많이 올라온다면 수준이 높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고급 품질의 콘텐츠는 결국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시장 메커니즘이 인터넷에서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인터넷 질 자체를 논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 같다.

#3 인터넷 규제의 적정성과 기업의 책임

 ◇사회=규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문으로 넘어가자. 최근 국내에서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런 방향을 어떻게 보나.

 ◇권헌영=인터넷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거울처럼 놓고 인터넷이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니까 거울을 어떻게 교정(규제)해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이것은 본질이 경도된 것이다. 거울을 바꾸기 전에 그것을 이용하는 구성원의 자기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규제도 이런 부문에 집중돼야 한다. 만약 현상을 가장 손쉽게 고치기 위해 거울만을 바꾸려 한다면 여러 가지 부작용에 봉착할 것이다. 예를 들어 소리바다가 문제라고 할 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소리바다만을 폐쇄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김중태=문제는 규제가 기술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자동차가 처음 개발됐을 때 영국에서 자동차가 위험하니 만들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던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규제는 새로운 도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전 오프라인 잣대로 인터넷을 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난다. 예를 들어 카트라이더 게임 아이템을 누가 훔쳐갔다고 해서 기존 법으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이런 현상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공론의 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허진호=규제 산업은 따로 있다. 지금 인터넷 산업을 놓고 독점, 과점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는 자동차 산업 등과는 아주 다르다. 제조업에서 과점이야 말로 심각하지만 인터넷은 아니다.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고 사람들의 선택일 뿐이다. 네이버가 1등을 하고 있지만 이것도 얼마나 갈지 모른다.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 사실 지금의 인터넷 산업은 정부가 만들었다기 보다 업체들이 노력한 결과가 크다.

 ◇사회자=그렇다면 요즘 인터넷을 통한 저작권 침해, 명예 훼손, 금융 사기 등 위법행위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의 책임은 누구에게 얼마나 물어야 하나. 행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과 이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못한 포털이 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김중태=어떤 개인의 범법 행위에 인터넷 기업이 책임을 지는 것은 맞지 않다. 자동차 사고를 낸 사람이 책임을 지지 누구도 자동차 회사가 책임을 지라고 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악성 댓글을 올린 사람을 처벌하지 않고 댓글을 올린 것을 방치한 포털을 처벌하고 몇 억원을 보상하라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다. 물론 의도적으로 방조하거나 조장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네티즌을 처벌하기 복잡하고 까다로우니 가장 손쉬운 도구(포털)을 규제하려는 것이다.

 ◇허진호=역시 행정편의주의라고 생각한다. 현재 책임 문제 때문에 포털도 모니터링 요원을 몇 백명씩 늘리고 있는데 결국 확대 해석하면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범죄 행위로 얻은 장물을 고속도로를 이용해 운반했다고 해서 한국도로공사를 처벌할 수 있는지와 동일한 맥락이다.

 ◇이대희=규제는 원래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는 때에만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한국 인터넷 기업의 기술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규제라고 하는 것이 잘못하면 자동차 산업 예도 있었지만 산업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장소를 제공하는 업체가 이곳에서 거래하는 사람들이 불법을 저지른다고 해서 책임져야 하는지 물었을 때 규제라는 형태로 책임을 지우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에는 고민이 필요하다.

 ◇권헌영=규제는 필요하다. 힘이 커지면 책임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의 문제는 규제가 적합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주의적 발상이 아닌 포털이 맡아야 하는 규제 혹은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 가령 신고를 하면 신고가 빨리 그 사람들에게 적용돼 서로 신속한 합의를 보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포털이 해야 할 일이다.

 ◇민경배=궁극적으로 규제는 소비자, 이용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각종 규제론이 불거지는 것도 네티즌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 권리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정치 논리에 따른 혹은 정파적 이해 관계에 따라 그 방안들이 나오게 되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이호영=현행 규제 문제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현재 포털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규제로 풀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인터넷 서비스에 더욱 충실하고 공공 목적에 부합하는 콘텐츠나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티즌은 블로그나 카페를 다른 사이트로 옮기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약관이 계속 이용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 호적등본이 필요해서 검색어를 쳤는데 민원 대행 등의 스폰서 링크가 먼저 나온다. 이런 문제들은 포털이 풀어야 한다.

#4 디지털 저작물 보호냐, 활용이냐

 ◇사회=마지막으로 인터넷상의 저작권 보호와 디지털 콘텐츠 확산의 조화로운 발전을 논의해보자. 사실 정보의 유통 채널이 인터넷으로 바뀌면서 각종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디지털 시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이대희=사실 저작권은 인터넷에서도 아주 중요한 분야다. 특히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들어서면서 디지털 저작권 문제는 더욱 불거지고 있다. 어떻게 저작권을 보호할 것인지 하는 문제와 다른 한편으로는 저작권 공짜 이용권을 확산시키는 문제사이에 선을 긋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쉽게는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포털에서 개인 저작물 복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사적 복제(자신이 구입한 저작권물을 자신만 복제해 사용하는 것.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거나 전송하면 위법이 된다)를 허용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디지털 시대 사적 복제는 맞지 않다. 유럽은 사적 복제 보상권이라는 개념도 나오지만 국내 실정과는 다르다. 특히 사적 복제권은 오프라인 시대에 유통되는 말이지 복제에 따른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디지털 시대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김중태=저작권 보호는 맞는 방향이다. 저작권 보호법을 만든 것은 문화 창달을 위해서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저작권과 저작 인접권 문제가 걸려 있다. 자칫 저작권 보호를 잘못해 정작 저작권자의 수익은 확보해주지 못하고 이를 전송·출판·실연하는 저작인접권자의 배만 불릴 수 있다. 벨소리만 해도 정작 음원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휴대폰 업체만 돈 번다는 소리도 있다. 저작권자는 어찌 보면 자신의 창작물이 널리 퍼지기를 바랄 수도 있다.

 ◇이호영=해외 연구자를 만난 자리에서 특허의 3% 정도만 돈을 벌고 나머지 97%는 잠자고 있는데 결국 사회적으로 아무도 그 아이디어를 못 쓰게 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작권도 마찬가지다. 저작권을 보호해서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은 좋지만 디지털 지식사회에서는 오히려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민경배=저작권 부분이 좀 더 유연하게 적용됐으면 한다. 인터넷 시대인만큼 모두 막을 수 없다면 예외 영역을 좀 더 유연하고 폭넓게 적용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교육용 등으로 다양하게 허용해주면 사회 전반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유명 저작권자의 이익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자의 저작권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현재는 보호 장치가 아주 미흡하다. 오히려 포털이나 블로그에서는 일반 사용자가 만든 창작물을 자사 홍보용으로 쓰는 일도 있다. 심지어 자신이 찍은 사진이 언론사 마크를 달고 나와도 항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좋은 말씀 감사하다. 오늘 지적해주신 의견은 향후 전자신문 신인터넷 기획을 통해 다양하게 반영하도록 하겠다.

 <신인터넷 취재팀>=팀장 조인혜 차장, ihcho@etnews.co.kr, 김민수, 한정훈, 최순욱, 이수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