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곧 기업 유치와 직결되기 때문에 국내외 기업을 자기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한 투자 유치는 지자체 사업의 핵심이자 단체장 성과의 척도가 되고 있다.
저마다 경제단체장, 주식회사 지자체 간판을 내걸지 않은 곳이 없으며 실물경제통을 잇따라 영입하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것도 바로 기업 유치를 위한 몸부림이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지 13년이 됐다. 지난 2006년 7월 1일로 출범한 민선 4기도 반환점을 돌았다. 16개 광역 단체장은 남은 임기 동안에도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3일과 4일 이틀 동안 코엑스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초 지역투자박람회는 16개 시·도의 투자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투자를 저울질하는 기업의 비교우위를 분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식회사 지자체=왜 지자체들은 주식회사를 표방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의 마인드를 갖추지 않으면 기업을 유치할 수 없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 유치는 바로 열악한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지자체들은 누구보다 잘 안다.
경북도는 지난 2006년 쓸모없던 도지사 공관을 ‘대외통상교류관’으로 개조해 투자 유치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으며, 대구와 충남·충북 등도 경제전문가를 대거 영입해 기업 투자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는 민선 4기 전반기에 64건 5조70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 3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일자리를 만들자’가 경북도의 표어가 될 정도다.
충북도도 지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3조5000억원을 유치하는 등 전국 지자체 가운데 제조업 투자 부문에서는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충남도는 지난 2년간 13건 25억5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경남도 역시 4억2000만달러에 가까운 외자를 유치했다.
그 외 대다수 지자체가 지난 민선 3기 때보다 두 배 이상의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내는 결실을 거뒀다.
정부도 지자체를 위한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4일부터 나흘 동안 독일과 프랑스·스페인 등 3개국 5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유럽 투자 유치 로드쇼를 개최한 바 있으며 올 하반기에도 지자체와 함께 싱가포르와 홍콩 로드쇼를 계획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지자체 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기업 규제 법안 개선에 앞장섰다. 지난달 25일 범지자체 기업 협력 추진단 워크숍을 개최해 권역별 기업 애로 전담직원 배치, 복수부처 복합 규제 해결, 중앙과 지방 간 소통창구 등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각 지자체의 투자 유치 과열로 사후관리가 소홀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외자 유치가 단순 협약 체결로 끝나버리거나 투자액수가 당초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자체 조직 내에 외자 유치의 사후관리를 위해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시·도 투자 환경 한자리에=16개 시·도와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지역투자박람회(www.krif.or.kr)는 기업 투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토로 열린다.
한국산업기술재단이 주관하고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국가균형발전위원회·한국산업단지공단·한국토지공사·코트라 등 11개 정부 및 기업 관련 협회가 후원으로 참여한다.
코엑스 컨벤션홀 3층 11, 12호관에서는 3일과 4일 이틀 동안 16개 시·도관과 3개 테마관이 구성돼 지자체별 투자 유치 정책, 주요 투자 유치 프로젝트, 핵심 전략산업, 산업단지 투자 유치 계획을 소개한다. 또 전시관과 별도로 각 시·도는 지자체별 투자 유치 설명회를 갖고 즉석에서 상담을 벌이며,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및 성공사례, 지역투자 활성화 관련 세미나가 펼쳐진다.
전국 모든 지자체의 투자 환경을 한자리에서 모아 비교 분석하고 투자 상담까지 펼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에는 투자 정보를 손쉽게 파악하고, 시·도로서는 개별적으로 만나기 힘들었던 수많은 기업과 투자자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없는 기회다.
전경련은 그동안 4개 경제단체 소속사에 지역투자박람회를 홍보해 지역투자에 대한 붐을 조성했으며, 각 시·도는 차별화된 투자 환경과 인센티브를 제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이번 행사가 기업에는 최적의 투자처를 찾고, 각 지자체는 새로운 투자 발굴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재훈기자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