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산단이 경쟁력이다](6)천안 외국인 투자산업단지

  전국 처음으로 조성된 천안 외국인투자산업단지 전경. 전기전자 등의 분야에서 37개 업체가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 처음으로 조성된 천안 외국인투자산업단지 전경. 전기전자 등의 분야에서 37개 업체가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천안 외국인 투자산업단지 입주요건 및 세제혜택

 지난 94년 국내 처음으로 조성된 천안 외국인 투자산업단지는 대부분 천안과 아산 탕정에 위치한 삼성의 협력업체와 당진의 자동차 부품 업체가 주력이다.

 51만㎡에 33개 업체가 가동 중이고, 4개 업체는 건설이 한창이다. 이들 33개 업체의 올해 생산 목표액만 1조6151억원이다. 대덕특구 내 300여개 벤처기업의 생산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몇 배 많은 액수다.

 “외국인 투자 지분이 30%가 넘어야 입주할 수 있습니다. 월 임대료가 ㎡당 188원에 불과한데다 세금감면 등 특혜가 많아 서로 들어오고 싶어 하지만 입주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때가 많습니다.”

 최근 임대를 시작한 인주외국인투자산업단지와 함께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천안지사 김민철 지사장의 말이다.

 이곳에 입주한 업체들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 투자가 1억4300만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영국계가 5000만달러, 일본계가 442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외에 벨기에와 네덜란드계도 있다.

 주력 업종은 전기전자가 8개 업체로 가장 많고, 이어 석유화학, 운송장비 순으로 구성돼 있다.

 김 지사장은 “천안과 아산 탕정의 삼성 협력업체가 많이 포진해 있다”며 “실제로 충남지역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가 전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50∼60%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디스플레이 업체는 200개 정도다.

 실제로 산단공 천안지사 박구용 차장과 함께 천안외투산단 내에 디아이디(사장 이낙황)와 롬엔드하스 전자재료 코리아(사장 정회식)를 돌아봤다.

 디아이디는 LCD 백라이트 모듈을 전문으로 하는 삼성 협력업체다. 코스닥 등록 기업인 디아이디는 직원만 600명이고, 1년 매출이 1200억원이다.

 롬엔드하스 전자재료 코리아는 특수화학소재를 개발 생산하는 업체. 본사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다. 이미 건물이 빼곡히 들어찬 1만4000㎡에 추가로 1만㎡를 더 받아 건설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에만 R&D센터를 구축하며 연구인력이 50명이나 늘었다. 전체 직원의 절반이 R&D 인력인 셈이다.

 이 외에도 LCD와 PDP를 생산하는 브이테크놀러지코리아(사장 김재환)와 LCD용 정밀 세정제가 주력 품목인 회명파인테크(사장 한창호), 반도체 장부부품 전문 기업 명진(사장 최경호), 다이오드 특수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하나실리콘텍(사장 최창호), 노광기 전문기업 오에프티(사장 임천희), 초박막 디스플레이 패널의 노바테크(사장 황용운), 자동제어장치의 ABB코리아(사장 한윤석) 등이 이곳에 입주해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산업공단 김민철 천안 지사장이 말하는 천안 외투지역 현안 3가지

 1.충남지역은 전체적으로 클러스터가 상당히 취약. 상호 협력을 위한 업종의 클러스터화가 절실.

 2.기업이 원하는 것과 외투 단지 운영 지침사이의 현실적인 괴리감. 임대료와 세제감면 폭 등. 지식경제부와 협의 중.

 3.3년내 투자 계획을 실현하지 않으면 계약이 무효화. 5년으로 늘리는 방안 협의 중.

 ◇한국산업공단 김민철 천안 지사장이 말하는 천안 외투지역 특징 3가지

 1.청주공항, KTX, 경부고속도 등이 연결되는 교통 요지

 2.디스플레이 관련 부품 소재 산업의 집적화

 3.저렴한 임대료, 세제 및 금융혜택의 장점

◆입주업체-디아이디

 “천안 외국인 투자산업단지는 삼성의 협력업체들이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물류와 원가 절감의 이점이 있고, 또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천안 외국인투자산업단지의 경영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디아이디(www.didsp.co.kr) 이낙황 사장은 “32인치 LCD 가격이 3년 전의 3분의 1로 떨어졌는데, 이는 협력업체를 전담하고 있는 삼성 측 컨설턴트와 해당 업체가 매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매주 자주연구회라는 모임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개선하는 방법 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원가 절감 비결을 공개했다.

 “과거에는 15일치 재고 보유로 인해 물류 비용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지트 방식을 도입해 물류 납품 재고가 3일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액수로 보면 한 달 30억∼40억원어치의 재고가 쌓여 있었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그만큼 금융비용을 크게 줄인 셈이죠.”

 이 사장은 “LCD업계는 지금 코스트 전쟁을 치르는 중”이라며 “금융비용을 줄여 주는 것이야말로 업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과거 개별 구입하던 노트 모니터 자재를 지금은 삼성측이 일괄구매해 주기 때문에 구입가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디아이디 경쟁력에 대해 이 사장은 “지난 해부터 백라이트 조립을 회사 내에서 모두 하기 때문에 코스트가 30% 이상 다운됐다”며 “새로운 제품 개발도 이미 완료돼 조만간 백라이트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외투산단 협회장으로서 매달 1회씩 협의회 모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각사의 현장애로를 듣고 문제를 함께 풀어보자는 것입니다. 천안시장과 세무서장, 심지어 경찰서장까지도 모셔다 서로 의견을 듣고, 교환합니다.”

◆입주업체-롬엔드하스전자재표

 미국계 회사인 롬엔드하스전자재료코리아(사장 정회식)는 천안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영 및 마케팅 활동은 서울서 이루어지고 있다.

 천안 외투산단 내 본사에서는 생산과 R&D가 주로 이루어진다. 주력 품목은 사진용 화학제품 및 감광재료인 포토레지스트이다.

 천안 공장에서 만난 곽규환 전무(공장장)은 “화학공장이어서 안전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공장 전역을 레드존과 블루존, 그린 존 등으로 나눠 특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HS’라는 환경보건안전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직원들 손 베는 일까지 모두 체크하는 보고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롬엔드하스전자재료코리아는 국내 처음으로 안전보건환경과 관련한 ‘RC 14001’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06명의 직원들이 7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30%가량인 2500만달러를 수출로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 2006년 구축한 R&D센터에서는 반도체 소재인 193㎚ 포토레지스트와 유기성 반사방지용 전자재료(ARC), 실리콘 하드마스크 등을 개발하고 있다.

 곽 전무는 “40㎚ 이하의 플래시 메모리와 50㎚ 이하의 DRAM 등을 개발하며 삼성을 비롯한 하이닉스, 동부, 매그나칩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플랫패널 디스플레이는 국내에만 50여곳에 공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천안공장에 올해까지 3500만달러가 투입됐습니다. 향후에도 반도체 포토리지스트 등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삼성전자 출신인 곽 전무는 “보스턴에 있는 회장이 특별히 신경쓸 정도로 본사와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며 “매년 15∼18%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범기자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