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1개당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천개씩 설계도면 리뉴얼이 필요한 반도체기업. 이들 기업에 매월 많게는 4테라바이트(TB)씩 쌓여나가는 설계 관련 데이터베이스(DB)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들어 스토리지 가상화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반도체업계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스토리지 가상화는 근본적으로 불필요한 스토리지 추가 도입을 막고 시스템 가용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특히 스토리지 내부 자원을 가상으로 할당하는 ‘씬 프로비저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삼성전자, 매그나칩반도체 등이 △설계도면 저장 △테스트 및 시뮬레이션 등 반도체 설계 부문에 이를 도입한 데 이어 하이닉스도 최근 도입준비에 착수했다.
이들 기업은 스토리지 가상화를 통해 스토리지 도입량을 줄이는 동시에 설계 엔지니어의 작업 집중도를 높였다. 실제로는 하나의 영역인 스토리지 디스크를 가상화하여 각 업무별로 개별적으로 할당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스토리지 증설을 막았다. 설계 도면 수정시 변경된 부분만 따로 저장하는 방식을 통해 길게는 하루씩 소요되던 설계도면 수정분 저장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여 업무 효율성을 개선했다.
스토리지업체 한국넷앱의 이종혁 기술영업이사는 “과거에는 기업의 IT투자가 확대 위주였지만 지금은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보다 적은 투자로 보다 많은 효과를 얻으려는 요구가 늘고 있다”며 “물리적으로는 1TB 규모의 스토리지 자원을 최대 10TB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