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원장 김종창)은 2일 증권회사의 리스크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담 조직·인력·프로세스·전산시스템 등 리스크관리 인프라가 2년 전 조사 때보다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2년 전 금감원이 리스크관리 실태를 조사할 당시만 해도 대부분 증권사들은 전담조직도 없이 기획담당 또는 재무담당 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Chief Risk Officer)’를 보유한 증권회사는 단 3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증권사가 리스크관리 전담조직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관련 조직도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CRO을 임명해 리스크관리의 전문성·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 2년 전 증권사 리스크관리 전담인력은 총 155명으로 1개 업체당 2.9명(0.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총 301명으로 업체 평균 5.6명(0.8%)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IB의 리스크관리 전담인력이 전체 직원의 1∼ 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리스크를 인식·측정·통제·보고하는 일련의 절차를 의미하는 ‘리스크 프로세스’ 수준도 많이 좋아졌다. 과거에는 영업부서에서 포지션 한도만을 관리하는 등 리스크의 측정·통제 프로세스가 미흡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다수 증권사가 리스크 인식·측정·통제를 리스크관리 전담부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측은 “향후 대형 증권회사 26개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종합 리스크관리 전산시스템(시장·신용·운영리스크 종합관리)’을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증권사의 리스크관리 질적 능력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리스크관리가 취약한 증권회사에 컨설팅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