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물류의 근간이 되는 상자형 팰럿 표준을 한국이 주도하게 됐다.
상자형 팰럿 표준은 평판형태의 기존 팰럿 이후 ISO에서 새롭게 표준화를 추진하는 ‘슈퍼스트럭처 팰럿’라는 새로운 표준화안 중 최초로 제안된 표준규격으로 알려졌다. 상자형 팰럿은 신선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수송할 수 있는 입체형 구조로 설계한 것으로 최근 들어 유통업계와 택배업계에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2일 물류부문에서는 최초로 상자형 팰럿 국내 표준이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표준 초안(NP)으로 체택됐다고 밝혔다.
윤종구 기술표준원 에너지물류표준과장은 “국제표준화 기구의 유닛로드를 담당하는 팰럿 기술위원회(ISO TC51)에서지난달 초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현재 새로운 형태의 팰럿 규격을 다루게 될 작업반을 구성하고 엄재균 명지전문대학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초안에는 물류센터, 배송센터, 상자형 팰럿의 형식, 종류, 최대 적재하중, 재질, 크기, 구조 등 성능기준과 시험방법 등이 규정됐다. KS표준을 일부 수정·보완한 뒤 지난해 8월 한일팰럿 실무협력회의에서 신규 제안안을 협의한 이후 1년여만에 이뤄낸 쾌거라 기표원측은 설명했다. 이번 표준안을 바탕으로 약 3년 후 최종안이 결정된다.
이번 표준규격 제안으로 국내 팰럿업체들도 수출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현기 아주파렛트렌탈 차장은 “국내에서 많이 활용되는 팰럿이 국제 표준으로 선정되면 국내 팰럿 제작업체들의 수출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표준화로 인한 물류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평팰럿에 이어 상자형 팰럿이 표준화되면 한중일 수출입 관련 물류비용에서만 연 3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자형 팰럿의 경우 다양한 제품을 적재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질로 제작돼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표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상자형 팰럿 1회전 소요비용은 4692억원이다. 같은 팰럿을 4번까지 사용하는 경우 소요비용은 1000억원대로 떨어지는 것이다.
윤종구 과장은 “새로운 형태의 팰럿 표준을 한국이 앞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며 “향후 글로벌 공동 물류센터 구축에도 한국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