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있는 세계 3위의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ASML(Advanced Semiconductor Material Lithography)이 한국을 아시아 물류기지로 활용한다.
기획재정부는 법인세제를 적극적으로 유권해석해 ASML을 인천공항 소재 물류시설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ASML은 앞으로 자사 생산제품을 인천공항에 있는 국내 물류 시설에 보관하고 아시아 각국 시장으로 운송하게 된다.
이번 ASML 유치는 현행법 상 외국회사가 물품을 보관·인도하는 국내 소재 제3자 물류시설이 고정사업장에 해당하면 법인세 납부대상이지만, 재정부는 ASML이 국내에서 광고·판촉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고정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함에 따른 것이다.
또 재정부는 ASML이 물품대금을 수령할 때 2%를 원천징수하도록 돼 있지만 인천공항의 물류허브 지원 차원에서 원천징수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SML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고 원천징수도 당하지 않게 된다.
안세준 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장은 “ASML이 진출하면서 국내 항공사와 물류업체에 약 300억원의 매출액 증대 효과가 생기고 ASML이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업체도 생산라인에 문제 발생 시 신속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물류기지로 활용될 인천공항공사는 ASML 입주 시 10여개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가 잇따라 입주해 클러스터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클러스터 형성 시 약 1조2000억원 물동량 창출, 약 3200억원 매출 증대, 약 2000명 신규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며 “반도체 장비업체를 비롯한 다국적기업의 인천공항 등에 대한 물류허브화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