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대표 최준근)가 지난 2002년 말 컴팩코리아 합병과 함께 이어온 x86서버 ‘옵션 총판’ 제도를 오는 11월 폐지한다. 복잡한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재고관리 등을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다.
옵션 총판은 단일 업체가 서버 본체와 이에 탑재되는 HDD·메모리 등 부속품을 모두 유통하는 타 업체 총판과 달리 부속품만을 전담 유통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HP가 운영해왔다. 당초 컴팩코리아가 운영해왔으나 합병 과정에서 x86서버 사업이 컴팩의 ‘프롤라이언트’를 중심으로 통합되자 옵션 총판 모델 역시 그대로 한국HP로 흡수됐다.
하지만 그간 HP 본사는 한국에서만 운영되는 옵션 총판 개편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결국 6년여 만에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화숙 한국HP 채널담당 상무는 “본사로부터 유통 재고량 등에 관한 우려에 따라 옵션 총판제도를 수정하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HP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1월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우디지탈·정원엔시스템·한국정보공학·LG엔시스·SK네트웍스 등 한국HP x86서버 총판 5개사와 이브레인테크·DK유엔씨 등 x86서버 옵션 총판 2개사는 이해 득실을 따지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버 총판 입장에서는 옵션 물량을 더할 경우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200여종이 넘게 유통되는 옵션 재고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다.
옵션 총판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일단 안정적으로 발생하던 옵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서버 총판 자격이 주어진다고 해도 이미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서버 총판과의 경쟁이 쉽지 않기 때문. 옵션 총판 A사 관계자는 “서버 총판으로의 영역 확대와 함께 옵션 유통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