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치오다구에 위치한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 일본 사무소. 850㎡(257평) 남짓한 공간에 한국 기업 중 기술력이 검증된 IT벤처 기업이 임대로 들어와 있다. 원래 임대료가 평당 60만엔 정도지만 정부가 40만엔을 보조해줘 입주 경쟁률이 치열하다.
일본 현지 취재 중 이 사무실에서 이스트소프트, 랭키닷컴 등 이곳에 입주한 국내 업체 담당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모두 일본의 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청운의 꿈을 안고 이곳에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시행착오만 겪었다. 폐쇄적인 일본 네티즌 문화도 요인이었지만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너무 발달돼 있어 유선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의 설 자리가 크지 않았던 것이다.
홍병기 이스트소프트 일본 사무소장은 “고정 인터넷 시장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하지만 모바일 쪽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라며 “기술은 충분 하지만 현지 모바일 콘텐츠 흐름을 잘 알지 못해 홍보와 제품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사실 기자도 일본을 취재하기 전까지는 모바일 인터넷 문화가 그렇게까지 퍼져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만큼 일본 인터넷 시장은 우리에게 그 실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셈이다.
총무성 관계자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일본 사람들은 PC를 잘 쓰지 않아요. 모바일 인터넷이 너무 잘돼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민입니다. 모바일 인터넷과 같은 환경을 고정 인터넷에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죠.”
유선의 노하우를 무선에 접목하려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고민과 무선의 노하우를 유선에 심고 싶은 일본의 고민이 각각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자못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