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C 준비한 공학 분야 두 석학

IFAC 준비한 공학 분야 두 석학

 “IFAC도 국가 간 이슈가 있다는 점에서 올림픽과 같습니다. 올림픽에서 국위선양을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해 11일까지 엿새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2008 국제자동제어연맹 세계대회(IFAC2008)’에서 만난 서울대학교 권욱현 명예교수(65)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형석 교수(63)가 입을 모았다. 권욱현 교수는 IFAC 회장으로, 조형석 교수는 IFAC2008 조직위원장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IFAC는 매 3년마다 자동제어 분야 이론 및 응용기술 분야서 이룬 성과를 총 망라해 소개하고 최근 기술동향 및 향후 전망을 논의하는 이 분야 최대 행사다. 국제자동제어연맹(IFAC)이 주관하며 아시아에서 열린 건 일본·중국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그때만 해도 진짜 개최국이 된다는 것에 큰 기대를 안했습니다. 2차 개최국 결선에서 경쟁한 것도 자동제어 분야 역사와 기술이 막강한 독일·일본이었으니까요.” 조형석 교수는 국내 인프라나 자동제어 분야 성과가 부족한 감이 있었던 지난 1988년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권욱현 교수도 “개최권을 얻은 것 자체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10년동안 준비하면서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걱정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된 지금 성과가 만족스럽다. 논문도 역대로 가장 많은 3800여편이 접수돼 이 중 심사를 통과한 2800여편이 발표된다. 3000여명이 참석하기로 해 이대로라면 규모도 역대 최대다. 더욱 자랑할 것은 프로그램 내용. 올림픽에서처럼 국위선양을 한다는 생각으로 단순한 논문 및 기술 소개 외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개성공단·서울 명소 탐방 등 한국 문화를 느끼는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한국의 자동제어 분야 성과를 확연히 보여줄 수 있는 삼성전자 등 유명 한국 기업 탐방 코스도 있다.

 “기업 방문은 이미 신청이 완료됐습니다. 자동제어 기술이 한국에서 어떻게 사용돼 어떤 성과를 냈는 지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어서일 겁니다.” 조형석 교수의 말이다.

 성공적인 행사지만 국내 자동제어 분야 현실을 생각하면 맘이 편치만은 않다. 최근 젊은 학생들이 공학의 기초, 기본 분야인 자동제어 분야에 지원하는 경우가 줄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정부가 강조하는 나노, BT, IT 등 시스템 용어에 매료되서 기초 공학 분야에 소홀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조 교수가 말하자 권 교수가 받았다. “자동제어 분야는 계측, 구동, 제어의 모든 요소가 들어있는 공학의 기초이자 기본 분야입니다. 최근에 알맹이 기술을 얘기하지 않고 시스템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 건 아쉽습니다.”

 두 석학은 모두 이 분야에 대한 정부나 학생의 관심이 중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우리나라가 강한 산업은 모두 자동제어 기술이 기반입니다. 정부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