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에서 학생으로, 다시 총장으로….’
우리나라 간호학 박사 제1호 김수지 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66)은 2006년 취임 직전까지 사회복지 실현에 이바지하겠다는 꿈을 꾸던 학생이었다. 현재 총장직을 맡고 있는 바로 그 학교, 서울사이버대학교 학생 말이다.
김 총장은 2004년 서울사이버대에서 사회복지 관련 법을 공부할 요량으로 이 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낮에는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밤에는 컴퓨터 앞에서 학생이 돼 ‘주경야컴(?)’을 했다. 2006년 졸업과 동시에 사회복지사 자격을 획득했고, 그로부터 4개월 뒤 그는 이화여대 교수직에서 물러나 서울사이버대 최고 수장인 제4대 총장에 취임했다.
온라인 강의를 듣던 학생 시절의 김수지 총장은 오프라인 강의 못지않게 교수와의 끈끈한 정을 쌓아갔다. 일이 바쁜 평일을 피해 토요일 온라인강의를 들었던 그는 강의 시간에는 실시간으로 게시판에 댓글을 달며 수업에 대한 궁금증을 그 즉시 풀었다.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담당교수와의 전화상담을 통해 만남을 가졌다. 그뿐 아니라 TA(Teaching Assistant) 제도, e메일 상담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 못지않은 교류를 했다.
에피소드 하나. 중간고사 기간, 정해진 시간에 로그인해 시험실에 입장한 김수지 총장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가 갑자기 다운된 것. 자정이 가까운 시간, 어쩔 줄 몰라하던 김 총장은 무작정 컴퓨터 모니터 옆에 붙여 놓은 전화번호를 눌렀다고 한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설마…’ 하면서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안녕하세요, 서울사이버대학교 000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온라인 대학의 또 다른 장점인 ‘헬프 데스크(Help Desk)’ 야간당직 전화였던 것. 덕분에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김 총장은 취임 이후 ‘소년소녀 가장 초청 컴퓨터 무료 교육’ ‘신입생 컴퓨터 기초 무료 교육’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김 총장은 재학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의 날 행사, 스승의 날 행사 등 스승과 제자의 오프라인 만남을 적극 주선하며 학생과 교수 간 소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수지 총장은 “총장이기 전에 서울사이버대학 동문의 위치에서 냉정하게 바라보고, 한편으론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해 휴머니즘이 묻어나는 학교를 만들겠다”며 웃었다.
전경원기자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