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축구 명문 첼시의 구단주는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최고 구단 중 하나가 러시아 재벌에 팔렸는데도 영국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인터넷 서비스 시장도 마찬가지다. 구글·유튜브·페이스북·윈도라이브 등 영국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사이트가 미국에서 넘어왔다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영국인들은 ‘아무리 첼시가 러시아 재벌에 팔렸어도 축구 종주국은 영국’이라며 입을 모으는가 하면 ‘구글이 90%를 장악해도 구글 내 콘텐츠는 영국서 만들어진 게 대다수’라고 말한다. 선뜻 이해되지 않는 이 같은 시각에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자부심이 깔려 있다. 바로 ‘글로벌 시각’이다.
보다폰은 이미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프리카 등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개발도상국에 진출해 이미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유선 인프라를 구축하기 힘든 지리적 여건에 착안해 무선 진출을 이뤄낸 것이다.
이제는 무선 글로벌 전략에 모바일 인터넷이 추가됐다. 향후 2∼3년내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올리겠다는 야심이 대단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수 가입자 빼앗기와 같은 ‘제로섬 게임’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해답을 찾는 영국 이통사들의 경쟁 철학이 여러모로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