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전세계 가전업계 저전력 고효율 제품에 올인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전세계 가전 업계가 저전력·고효율 제품으로 생존 모색에 나섰다.

최근 소비자들은 유가가 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고 가전제품 사용에 따른 전기료 인상이 적지않은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가전 매장에서 ‘에너지 효율’을 영순위 구매 포인트로 꼽고 있다.

8일 로이터는 냉장고·식기세척기·PC 제조업체들이 최근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제품 개발과 생산 라인 확대에 ‘올인’하면서 고유가와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식기세척기 업체들은 올들어 온수 대신 스팀을 활용한 제품 판매량을 확대하는 추세다. 월풀과 LG전자의 신제품은 교반기를 채용해 물을 뿜어내는 기존 제품 대신 스팀을 사용하는 옵션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전력 사용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현재 북미 지역에서 판매 중인 식기세척기의 20%가 스팀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지만 이 비중을 올 연말까지 2배로 늘린다는 목표이다.

냉장고 업체들은 ‘리니어 컴프레서(압축기)’를 필수 기술로 선택했다. 리니어컴프레서는 전통적인 압축기에 비해 전기 사용량을 최대 40%까지 절약할 수 있고 소음도 적다. GE 등 양문형 냉장고 선두 기업 외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리니어 컴프레서 채택을 올 여름 주요 마케팅 요소로 부각시키고 있다.

저전력 제품 개발이 지상과제인 PC 제조업체들은 기존 냉음극형광램프(CCFL) 스크린 대신 전기 사용량을 40% 이상 줄여주는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LED 디스플레이 비중이 연말까지 노트북 패널의 12%, 오는 2010년에는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2015년 경에는 대부분의 노트북이 LED를 채택해 60억 달러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저전력 제품이 신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 추가로 초기 구매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판매 성장률이 뚜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 조사기관인 포레스터리서치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전기 소비량이 적고 환경 오염이 적은 전기 제품을 사용하는 일명 ‘친환경 소비자(green consumer)’들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포레스터리서치의 크리스토퍼 마인스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2500만 이상의 미국 소비자들이 저전력 제품을 구매한다”며 “대형 업체들이 이 분야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