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 주요 계열사가 잘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하반기 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통찰력과 실행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은 8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하반기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며 임원진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상반기 실적에 대해 “LG 주요 사업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환율 등에 따른 수혜를 제외하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중장기 전략을 논의해 보아도 대부분이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자칫 미래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 준비가 소홀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텔레콤 등 20여 개 자회사 CEO와 사업본부장과 미팅을 갖고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를 포함한 중장기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또 고유가, 원자재가 급등, 환율 불안정 등 대외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각 사업부문별 극복 방안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했다.
구 회장은 “하반기에는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경영진의 통찰력과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상반기 LG 주력 계열사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불확실한 대외 경영 환경 속에서 하반기에는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구 회장이 다시 한번 ‘철저한 미래 준비’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