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단위까지 똑같네?’
국산 휴대폰 3사가 올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내놓은 휴대폰 3종의 출고가격이 똑같아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업체 간 지나친 자존심 싸움에 따라하기 마케팅까지 겹쳐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다.
3사가 내놓은 제품들은 특성과 주요 스펙이 모두 다르지만 동일한 가격과 비슷한 마케팅으로 어느 제품의 성능이 우수한지 단순 비교가 힘든 실정이다.
◇눈치싸움에 소비자만 피해=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은 삼성전자의 ‘소울(SOUL)’이다. 이 제품은 단일 모델로 1000만대 돌파라는 목표를 내세운 삼성전자의 전략 휴대폰이다. 유럽에 이어 지난달 19일 국내에 전격 출시됐으며 가격은 69만9600원으로 책정됐다. 발표 당시 해외향에는 있는 외장형 메모리 슬롯이 빠지는 등 스펙 다운 논란이 있었지만 지상파DMB 등의 기능을 보강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팬택계열이 ‘러브 캔버스(IM-R300)’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터치스크린과 터치패드를 결합한 제품으로 상반기 시장을 휩쓴 터치스크린폰 열풍에 동참한 제품이다. 특히 영상통화 시 화면에 자유롭게 그림이나 글씨를 쓸 수 있고 아이콘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 가격도 소울과 똑같이 책정해 SKT에 전용 폰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29일 LG전자가 ‘시크릿(SECRET)’ 출시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초콜릿·샤인폰을 잇는 블랙라벨 시리즈 3탄으로 LG전자는 가격을 놓고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먼저 출시된 소울·러브 캔버스와 똑같은 69만9600원으로 책정됐다.
결국 스펙상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제품은 동일한 가격표를 붙이게 된 것이다.
◇용도·취향에 맞게 선택해야=동일한 출고가격이지만 이들 제품의 특성과 기능은 조금씩 달라 소비자는 용도와 취향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울은 외장형 메모리 슬롯이 없는 게 단점이다. 음악·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부족한 메모리 용량(300MB)에 한계를 느낄 수도 있다.
시크릿은 초당 120프레임 고속 촬영 등 카메라 기능이 돋보인다. 특히 전면에는 강화유리, 배터리 커버에는 탄소섬유가 채택돼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무선 데이터 전송과 헤드세트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러브 캔버스는 상대적으로 카메라 기능이 딸린다. 소울과 시크릿이 500만화소인데 비해 200만화소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상통화를 많이 사용하는 이용자라면 화면에 자유자재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어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휴대폰 3사 하반기 전략제품 스펙 비교 (SKT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