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꿈, 기술, 신념

[현장에서]꿈, 기술, 신념

 지난 8일간의 꿈만 같았던 퀄컴 IT 투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하루하루가 모두 소중하고, 의미 있는 날들이었다.

 퀄컴 IT 투어는 침체된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한국 내에 다소 왜곡돼 알려진 퀄컴을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소정의 과정을 통해 선발된 27명의 대학생은 8일간 샌디에이고와 LA에서 문화체험행사를 갖고 퀄컴 본사를 직접 방문하게 된다.

 퀄컴 본사 방문 프로그램은 퀄컴의 첨단 기술에 대한 교육과 폴 제이콥스 CEO와의 만남으로 이뤄졌다. 방문 첫날, 퀄컴의 각 부문 담당자들로부터 UMB, 미디어플로, 미라솔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퀄컴의 기술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기술투자까지, 왜 퀄컴이 최고의 자리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었다.

 그중 퀄컴이 다른 하이테크 기업과 가장 차별화된 것은 기술에 대한 권리 확보에 적극적이라는 점이었다. 퀄컴이 소유한 모든 특허를 복도 벽에 진열해 놓은 ‘페이턴트 월(patent wall)’은 그 규모도 놀라울 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한 퀄컴의 신념이 얼마나 확고한지를 알 수 있었다. 적극적 기술의 확보를 통해 로열티만을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 개발로 얻은 수익을 다시 투자해 더 높은 수준의 기술로 고객사에 보답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내는 것이었다.

 본사 방문 두 번째 날 우리는 폴 제이콥스 퀄컴 CEO와 만날 수 있었다. 투어 전부터 이 시간을 위해 무선산업과 퀄컴의 관계에 대한 발표를 준비했다. 그리고 우리는 폴 제이콥스 앞에서 한국 대학생들의 능력과 끼를 보여줬다. 때로는 치밀한 분석과 의견으로, 때로는 재치 넘치는 답변과 위트로 발표를 훌륭히 마칠 수 있었다. 발표 후 진행된 간담회에선 제이콥스 회장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간담회 도중 제이콥스 회장은 선배 엔지니어로서 열정적으로 공학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로 수십, 수백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공학만이 가진 놀라운 힘입니다.” 공학도로써 항상 가슴 깊이 갖고 있던 꿈이 그의 말 한마디에 다시 한번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구정진 서울대 전기공학부 4학년 jeongjin.k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