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클로버필드’로 빛을 발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한편이 이주에 한국을 찾아온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장점은 관객의 시선을 카메라와 일치시키는 시점숏(P.O.V). 하우메 발라구에르가 감독한 ‘REC’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라는 리얼리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카메라맨(파블로)의 시선을 따라간다. 리포터 앙헬라(마누엘라 발라스코)와 그는 취재 중인 소방대원들을 따라 사고 현장으로 간다. 그들이 도착한 오래된 아파트는 뭔가 좀 이상하다.
겁에 질린 주민들은 1층 홀에 모여 위층에서 이상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고 호소한다. 방으로 찾아간 소방 대원들은 뭔가에 홀린 듯 미친 듯이 날뛰는 노파와 꼬마 소녀에게 습격 당하고 그들에게 물린 사람들도 하나 둘 좀비가 되어 간다.
좁은 공간에 갇힌 사람들이 좀비들은 피해 달아난다는 이야기야 지난 십 수년간 끝없이 반복돼 온 설정이다. ‘클로버필드’보다 일찍 제작되기 했지만 1인칭 카메라는 블레어위치에 다름 아니다. 스페인 감독인 발라구에로는 장르의 법칙을 비교적 잘 아는 감독이다. 출세작 ‘다크니스’를 통해 그는 어둠을 향한 관객의 공포를 극대화하는 재능을 근사하게 드러냈다. 이 영화에도 그의 이런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REC는 이전 작품에서 보여줬던 감독의 오컬트적인 감성이 제대로 드러난 수작으로 불릴만하다.
한정훈기자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