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특산품 MP3플레이어 전쟁
서기선 지음, 한울 펴냄.
우리나라는 MP3플레이어의 종주국이다. 11년 전 처음 개발된 이후 연간 1억2000만대 이상이 팔리는 인기상품이다. 종주국의 이름에 걸맞게 한때 우리 벤처들은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호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후발주자인 애플의 아이팟에게 시장의 상당 부분을 내주고 말았다.
이 책은 우리 벤처들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지 그리고 왜 맥없이 아이팟의 추격을 허락했는지 등을 IT 전문가 입장에서 분석했다. MP3플레이어 탄생부터 오늘날의 아이팟에 이르기까지 기술과 시장, 문화를 망라한 일종의 MP3플레이어 역사서인 셈이다.
필자는 구하기 힘든 MP3플레이어 관련 자료들을 틈틈이 수집, 공을 들여 정리했다. 이 기록들은 세계 MP3플레이어 제조기업과 대표 상품의 단순한 흥망성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이 시장의 변화 등에 대비해 어떻게 전략 전술을 세웠는지, 그 차이가 어떻게 성공과 실패를 갈라놓았는지에 대해 예리한 시각으로 비교해 놓은 책이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벤처기업은 물론 대기업의 신규사업부, 나아가 해외에서도 비슷한 조건과 환경에 있는 일본 및 중국 등의 기업들에게까지 참고가 될 만하다. 1만3000원.
◇사이버 트렌드 2.0
김종길 지음, 집문당 펴냄.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인 발전은 우리 사회 곳곳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연줄이 아니라 연결된 네트워크로 인맥을 형성하고 ‘N세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촛불 시위에서 보여준 것처럼 참여와 공유의 장으로 변한 인터넷 사이버 세상은 현실의 공동체를 뒤흔들 정도의 위력을 뿜어내고 있다. 정통 사회학자로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사이버 사회의 출현 배경과 현상, 그 영향력을 체계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풀어냈다. 사이버 공간이 더 익숙한 성장세대, 지식경영을 도입 중인 기업들, 직접 민주주의의 새 형태인 사이버 시민 사회, 인터넷을 활용한 NGO 활동 실태 등에 대한 해석을 담았다.
기술사회가 갖는 역기능적 측면을 담론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분석한 것도 눈에 띈다. 사이버 세상의 문제점으로 등장한 정보격차를 단계와 유형별로 분석하고, 해소 방안까지 제시했다. 과학 및 정보기술 산업이 팽창하면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았다.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화해와 통합이 바로 참된 사이버 세상의 미래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저자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석박사를 마쳤으며 ‘인터넷 권력의 해부’ ‘디지털 한국 사회의 이해’ 등의 저서가 있다. 1만8000원.